◇ 서비스의 달인 / 윌리엄 폴라드 지음 김성웅 옮김 /224쪽 6500원 낮은울타리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일까, 아니면 최근 합병을 승인받은 AOL타임워너?. 규모와 영향력이라면 몰라도 정답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같은 항목으로 1999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로 선정한 기업은 서비스매스터(Service Master)였다. 이 회사는 건물 내에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를 잡고, 병원의 복도와 병실을 닦고, 건물의 욕실과 변기를 청소하는 업체다. 이름 그대로 건물관리에서 세탁, 조경, 보안, 해충구제까지 이른바 3D 분야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책은 1983년부터 93년까지 10년간 이 회사의 CEO로 있었고 현재는 회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 윌리엄 폴라드와 서비스매스터가 이룩한 신화에 관한 기록이다.
변호사와 대학의 행정 책임자로 있던 저자가 이 회사에 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맡은 ‘임무’는 종합병원의 청소용역팀과 함께 욕실과 변기를 청소하는 일이었다. 그는 이 일을 통해 서비스의 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정서를 공유했고 남을 섬기는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는 서비스매스터의 과업은 사람을 훈련시키고 동기를 부여해 남을 섬기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직원들이 좀더 효과적으로 일을 하고 생산적인 인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 경영자가 져야 할 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회사 창업주 매리언 웨이드의 말을 인용해 “돈은 비료와 같다. 쌓아놓을수록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면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 실패한 기업이 될 것이다”고 말한다. 즉 기업이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방향감각을 잃고, 직원들은 존재목적을 잊어 결국 고객과 수익까지 잃는다는 것이다.
또 이 회사는 직원들을 일한 만큼 대접하며, 잠재력을 보고 증진기회를 준다고 소개한다. 시장의 원리는 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바로 성취를 문제삼기 때문이라는 것. 편견을 버리고 일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할 때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좀더 존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은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인 자신의 업적과 철학에 대한 강요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저자가 현장에서 함께 일한 동료와 부하직원들에 대한 수많은 일화가 생생하게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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