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문학동네)
- 도둑 이야기로 시대적 모순 조롱
입재담이 대단한 성석제의 장편소설 ‘순정’은 그의 장점과 동시에 한계를 드러내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순정’은 척박한 환경에서 도둑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치도를 통해 시대를 조롱한다. 이야기가 시작될 때부터 성석제 특유의 말재간에 웃지 않을 수 없지만, 비슷한 투의 농담과 말장난이 반복되다 보니 단편에서 그가 보여준 촌철살인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같은 도둑 이야기이지만 그의 단편 ‘조동관 약전’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은주(32·서울 용산구 이촌동)
◇ 아빠와 함께 떠나는 철학여행(인북스)
- 말문트인 아이에게 이런 얘기를
이제 20개월이 된 아이는 벌써 철학적 사유를 한다. 먹을 것을 제 때 안 줄 때에만 나타내던 느낌들이 여러가지 경우에 표현된다. 조금 지나면 아이에게 많은 것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사랑하는 장난감이 갑자기 사라질 때 아이의 질문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대답을 슬슬 고민할 무렵 만난 이 책은 아이와 내가 함께 떠나는 의미찾기 여행에 좋은 동반자가 됐다. 말문이 트인 아이에게 올 겨울 흰 눈에 관해 좋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듯하다.
책향기(aroma@inbooksmedia.co.kr)
◇ 종교적 믿음에 대한 몇 가지 철학적 반성(책세상)
- 종교-비종교인 대화 실마리 모색
종교와 철학은 인간에게 지혜를 가르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종교가 가르치는 지혜와 철학이 가르치는 지혜가 어떻게 다른가? 종교와 같이 철학이 지혜를 추구한다면 철학은 종교와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단 말인가? 종교와 철학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종교철학이 무엇인가를 소개함으로써 철학에 대한 불신과 의혹의 그림자를 거두어주고 있다. 종교인과 비종교인들간 대화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인 것 같다.
김수진(31·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