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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텅빈' 스탠드 메울 묘안은?

입력 | 2000-12-29 20:47:00


'프로농구에 관중이 없다! '

프로농구가 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

2000-2001시즌 개막이후 KBL 평균 관중수는 3천명이 조금 넘는다.

츨범 5년째를 맞는 프로농구는 규모 면에서 원년보다 훨씬 커졌다.하지만 관중들은 농구장을 예전보다 찾지 않는다. 왜일까?

시즌 초 KBL은 작년과 경기시간을 달리 정해봤다. 평일 경기 6시 50분, 주말 경기 2시. 사실, 직장인들을 고려하면 조금은 이른 시간이다.

관중이 생각보다 들어오지 않자 연맹에선 부랴부랴 다시 예전 시간인 7시, 3시로 되돌려 놓았지만 여전히 관중들은 농구장을 외면하고 있다. 경기 시간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가 재미가 없다는 것에 있다고 하겠다.

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급 선수들은 줄줄이 부상으로 코트를 물러났고, 여전히 말썽인 심판과 코칭스텝간의 불화. 잦은 휘슬,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보다는 몸을 사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팬들은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 농구대잔치를 생각해 보라.

용병도 없었고 기술 면에서나 파워, 빠르기에서도 지금보다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결코 뛰어나지 않았던 그때.

하지만 농구장은 연일 만원이었다. 농구를 조금이나마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그때를 기억할 것이다. 표를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농구장 앞에서 진을 치던 팬들, 꽉찬 경기장에서 모두 한마음이 되어 큰소리로 응원하던 팬들...

지난 12월 25일 잠실 경기장에 올시즌 처음으로 만명이 넘는 관중들이 찾았다.

휴일인데다 삼성과 현대의 라이벌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상민, 문경은 등의 스타급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는 팀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였을 것이다.

스포츠는 즐거워야 하며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프로스포츠가 성공하려면 관중이 많아야 하고 관중이 많으려면 스타가 있어야 한다. 현재 관중 몇 천명을 너끈히 모을 수 있는 선수로는 이상민, 우지원 두 선수 말고는 없다.

기존의 스타들만이 아닌 새로운 스타들이 많이 나와서 식상해지기 쉬운 팬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끌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연맹은 선수들이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원활한 경기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끊이지 않는 팬서비스로 가보고 싶은 농구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선수들 역시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에 급급하기보단 멋있는 경기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온몸을 던지는 플레이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많이 뛰고, 많이 구르며 살아있는 경기를 보여준다면 TV로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도 절로 경기장을 찾고 싶어지지 않을까?

오래지 않아 농구장 앞에서 새벽부터 노숙(?)하며 표를 구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김희경/동아닷컴 객원기자 wkbl@wkb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