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비중확대, 증권업-비중축소 내지 중립, 보험업-비중확대'.
2001년도 금융업종에 대한 국내외 증권사들의 투자견해다.
내년도 경기하락과 기업구조조정 지연 등을 감안하더라도 은행합병을 통한 수익성 제고, 2/4분기이후 정상화될 자금시장 등을 근거로 은행업종에 대해 비중확대의견을 제시한다. 삼성화재로 대표되는 보험업종은 경기방어주의 성격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증권업종에 대해선 대체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내년도 국내증시가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악화 등을 주된 이유로 제시한다.
△은행업종-합병에 힘입어 제한된 반등 예상
은행업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논거는 다음과 같이 압축된다.
'부실기업 처리가 불만족스럽고 경제성장률 둔화가 부담스럽지만 50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2001년말까지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19%에서 7%로 줄어든다. 은행간 통폐합으로 대형은행의 시장지배력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금융시스템이 내년 2/4분기이후 정상화되는 것도 호재다.'(LG투자증권)
'지주회사를 통한 부실은행처리로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의 통합우려가 줄어들었다. 은행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4분기안에 현대문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처리방침이 나와 신용경색이 해소될 수 있다. 예대마진이 늘어나는 등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다.'
(CSFB증권)
한마디로 5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부실채권이 상당부문 해소되고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수익성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게 은행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특히 내년초부터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본격적인 합병논의에 들어가 시장참가자들의 적극적인 관심대상으로 부상하는 것도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이 내년도 추천하는 투자 유망주는 국민은행, 주택은행 그리고 하나은행 등이다.
CSFB증권은 이들 은행의 목표가격을 3만 6000원(주택은행), 2만 3000원(국민은행), 1만원(하나은행)등으로 제시했다.
물론 현대건설 등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됐고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가계대출 감소 등으로 은행업종은 국내외 악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삼성증권은 제기하고 있다. 아직까지 은행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는 견해다.
△증권업- 수익성 악화와 국내증시 약세로 비중축소
연초 공적자금 투입으로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들이 반등하면 증권주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은행이나 보험과 달리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금융업종중에서 상승폭과 상승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내년도 증권업종의 약세를 가져올 악재로는 △외국계와 신생업체의 시장점유율 증가에 따른 수익 감소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만기도래하는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 등이 있다.
외국계증권사의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1999년 5.99%에서 올해 10.09%로 2배가량 증가했다. 후발업체들도 6.66%차지했다. 여기다 사이버거래비중의 증가로 위탁매매수수료 기반이 잠식되고 있다.
내년 3월말까지 12조원 규모의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가 만기도래하는 것도 증권업계엔 부담이다. 이들 펀드에 편입된 투기등급(9조원)의 회사채들이 순조롭게 만기연장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들이 미매각 수익증권으로 떠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종이 그동안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업종과 보험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거래되고 있다고 CSFB증권은 주장한다.
국내외 증권사에서 '비중축소'를 제시하고 있는 증권업종중에서 삼성증권이 상대적으로 매수추천을 많이 받고 있는 편이다.
△보험업종- 삼성화재와 나머지 손보사간 주가 차별화 가속
삼성화재를 제외한 10개 손보업체들은 유가증권투자손실과 경기침체, 과당경쟁에 따른 순이익 감소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힘들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손보사들에 대해선 시장평균 내지 매도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급여력비율 100%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제일화재 대한화재 신동아화재 국제화재 리젠트화재는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다만 자동차손해보험율이 내년부터 점차 향상되고 과거 7년간 평균거래범위와 비교할 때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