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李芝演·24·한솔전자 마케팅부 웹디자이너)〓직장 생활 2년을 맞는다. 사실상 ‘신삥’ 직장인으로서 다소 무모하지만 꼭 다짐하고 싶은 것은 ‘진짜 프로’가 되자는 것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지 석달밖에 안됐지만 직장인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맛본 것 같다. 쇼핑몰 웹디자인 일을 하면서 영업 등 본업 이외의 일을 해야 했던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면 프로그램 설계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올해는 전문 프로그래머 수준까지는 안 되더라도 프로그램의 속성을 정확하게 알아서 가장 적당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또 일에 쫓기는 선배 직장인들의 모습을 많이 봤는데 좋아보이지 않았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소홀히 하지 않을 정도로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직장인이 됐으면 한다. 이것은 또 업무에서 진짜 프로가 돼야 가능할 것 같다.
취업한파에 떨고 있는 많은 예비 직장인들에게 나의 경험이 희망이 됐으면 한다. 나는 전공과 무관하지만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웹디자인 기술을 익혔다. 관심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면 길은 열릴 것이다.
▽김종환(金宗煥·33·팍스넷 정보기술실 이사)〓올해는 벤처인다운 벤처인, 진짜 벤처인이 각광받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허상뿐인 벤처기업과 실력있는 벤처기업이 구분돼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정현준 진승현같은 사람이 아니라 벤처인의 자부심을 올려줄 상징적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해는 초반에 벤처기업이 너무 급속하게 부풀려졌고 나중에는 너무 급격하게 가라앉았다. 그 안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담담한데 겉모습만 들여다봤던 사람들이 벤처붐에 열광했고, 벤처 거품이 꺼지는 데 대해 고소해했다.
벤처붐이 꺼지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인터넷 또는 정보기술(IT) 관련 사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새 시대를 맞는 젊은이라면, 특히 인생의 목표를 구체화하고 이를 향해 달리는 30대라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기업 과장에서 벤처기업 이사로 내 인생의 행로가 한 차례 바뀌었다. 10년 뒤에 내가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늘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시대적 흐름을 타는 ‘준비된 사람’은 한 번 쓰러지더라도 금방 다시 일어서니까 말이다.
▽김부경(金富敬·41·삼성중공업 부장)〓‘월급쟁이’에게 중요한 것은 희망이다. 새해는 희망이 있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기업 구조조정이 빨리 마무리돼 안심하고 업무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겠다. 임금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물가나 안정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쓰임새를 조금 줄여서라도 생활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지난해는 40대 직장인에게 너무도 가혹한 한해였다. 후배들은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기회의 땅’인 벤처로 떠났다. 일부는 성공하기도 했고 일부는 실패했지만 그 기회마저 차단 당한 것이 40대들이었다. 일은 일대로 고되고 상대적 박탈감에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러다가 다시 구조조정 한파가 닥쳤고 실직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40대 직장인은 우리 사회의 기반이다. 우리가 흔들리면 가정이 흔들리고 사회가 위태로워진다. 40대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또 사회 전체적으로 부(富)가 늘어나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차가 줄어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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