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등 여야 정치인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이면서 동시에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할 대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13일과 19일 2차에 걸쳐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1000명씩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개인이나 집단으로 여야 정치인에 이어 대통령, 언론(인), 검찰, 시민운동가(단체) 등이 꼽혔다. 변화 대상 순위는 여야 정치인에 이어 장차관 등 고위관료, 재벌 총수, 검찰, 기업 경영인, 대통령, 언론(인) 등으로 나타나 정치권과 경제계 행정부의 지도급이 모두 변화돼야 할 대상으로 지적됐다.
정치인과 고위관료는 부정부패와 무능력이 문제점으로 많이 지적됐고 따라서 이들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자질 향상 및 전문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현재의 경제팀에 대해서는 부처간 정책의 일관성 부족에 대한 비판이 46.2%나 됐다.
신년특집 2001 변해야 한다
- 변해야 할 한국사회 7대집단 1위 정치인
- 고위관료/대통령 앞이라도 "NO" 말하라
- 재벌총수/'황제경영'으론 세계1등 못해
- 검찰/'시녀服' 벗고 법복을 입어라
- 대통령/'나홀로' 버리고 막힌 귀 열때
- 언론/'정치권 입김' 단호히 배격을
재벌 총수 등 기업 경영인에 대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잘못돼 있고 경영권에 집착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구조조정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경영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51.7%나 됐다.
▼관련기사▼
[신년 여론조사]변화주도할 정치인 국민 절반이 "없다"
[정치판]"대권정치 이제 그만두자"
[Face&Focus]초선의원 2인의 변
[신년 여론조사]정치인 변화과제 1위 '자질향상'
검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정치로부터의 독립성 훼손(38.6%)과 국민의 신뢰 상실(28.2%)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또 대형 금융비리사건의 정관계 인사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여전히 의혹이 남아있거나 오히려 의혹이 더 커졌다는 응답이 90%나 돼 검찰에 대한 불신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 검찰이 변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간섭을 줄여야 한다는 견해가 50.6%로 가장 많았으며 응답자의 31%는 검사의 자각과 반성을 촉구했다.
대통령은 영향력에서는 2위로 조사됐지만 변화 대상 순위는 6위로 낮은 편이었는데 인사문제, 대북정책 치중과 관련한 불만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대통령이 대북 대외정책보다 내정을 우선시해 줄 것과 능력 위주의 공평한 인사를 많이 요구했다. 대통령의 당적 이탈에 대해서는 찬성(44.4%)이 반대(35.2%)보다 많았으나 지역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언론(인)은 변화 대상 순위 7위에 올랐는데 언론이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언론인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차단하고 공정한 보도를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001년 새해 정치인의 최우선 과제로 응답자의 69%가 경제회생을 꼽았고 이를 위해 여야 정치인들이 초당적인 협력(40.4%)으로 경제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것(27.9%)을 가장 많이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unny6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