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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반딧불이로 정말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입력 | 2000-12-31 17:14:00


‘반딧불’‘개똥벌레’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반딧불이’.

반딧불이가 내뿜는 빛을 모으면 ‘형설지공(螢雪之功)’은 정말 가능한 것일까.

2일 방영되는 ‘MBC 자연다큐멘터리―개똥벌레의 비밀’(밤10·55)은 반딧불이에 대한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준다.

반딧불이 80여마리를 모아놓고 그 불빛 아래서 책을 읽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꼬마전구 불빛의 밝기와 비교한 것.

‘그리운 짝을 청하는 사랑의 등불’로 불리는 반딧불이의 빛은 열이 나지 않는 차가운 빛이다. 반디불이는 빛을 낼 때 열을 발산하는 대신 물을 만들어내기 때문.

반딧불이는 세계적으로 2000여종에 이른다. 한국에는 반딧불이,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등 6∼8개 종이 서식하고 있다. 세계적인 희귀종인 파파리반딧불이는 6, 7월에, 상대적으로 머리가 큰 늦반딧불이는 8, 9월에 주로 보인다.

종류에 따라 불을 내뿜는 패턴도 다르다. 이는 같은 종끼리 서로를 알아보기 위한 수단인 셈. 예를 들어 파파리반딧불이는 쏘는 듯한 강한 빛을, 애반딧불이는 깜박이는 빛을 낸다. 또 발광기의 마디수로 암수를 구분하는데 수컷은 2마디, 암컷은 1마디로 이루어져 있어 수컷의 불빛이 더 강하다.

반딧불이는 ‘개똥벌레’ ‘반디’ ‘반딧불’ 등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려왔는데 현재는 전북 무주, 충북 영동, 충남 서산, 경기 수원 광교천 일대에서 주로 서식한다. 수질오염과 무분별한 농약사용으로 반딧불이 애벌레의 먹이인 다슬기와 달팽이가 줄어들면서 반딧불이도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무주의 반딧불이 서식지는 천연기념물 322호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반딧불이는 수질등급 2등급 이상의 논물속이나 유속이 느린 개울에 사는 등 대기오염과 수질에 대한 저항력이 다른 곤충에 비해 약해 청정환경의 지표로 사용되는 대표적 곤충이기도 하다. 다 자란 반딧불이는 습하고 어두운 곳에서 이슬만 먹고 살아간다. 보통 2∼3년을 한 살이로 치는데 성충으로서의 삶은 겨우 2주에 불과하다.

제작진은 “반딧불이가 내뿜는 빛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 화면에 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며 “이를 위해 조명을 최소한 사용하는 한편 적외선 차단기를 이용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