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지혜의 동물로 통해왔다. 새해에는 경제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국민적 지혜로 이겨내야 한다는 점에서 새해가 ‘뱀의 해’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역술인들은 새해 농사가 잘될 것으로 본다. 물과 불의 기세가 등등하긴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뱀꿈을 꾸면 아들을 낳을 징조로 받아들여 동네에서 잔치를 벌이는 풍습이 있었다. 세종대왕이 탄생할 때 태몽에 뱀이 나타나 왕실에서 곧바로 ‘용포(龍袍)’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뱀은 일반적으로 여자를 상징하지만 ‘극과 극’은 통하듯 꿈에서는 정반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뱀은 ‘악의 화신’으로 상징되기도 하지만 북유럽의 바이킹족이나 아메리카 대륙의 스이족 등은 악마를 쫓는 부적처럼 창과 투구 등에 뱀을 그려넣기도 했다.
신사년(辛巳年)은 음금(陰金)과 음화(陰火)가 만나는 ‘여성의 해’. ‘뱀이 동면도 하지 못할 정도로 따듯한 계절의 연속’이 될 신사년은 특히 여성들에게 바쁘고 활기찬 시간이 많을 것으로 역술인들은 예견한다. 한 계절을 푹 쉬어야 할 뱀이 끊임없이 밖으로 배회하듯….
한편으로 뱀의 해는 길운(吉運)보다 흉운(凶運)이 강해 예로부터 ‘일성도(一星道·한가지 도를 정성껏 닦는다)’에 더욱 매진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매사 조심하라는 경고의 뜻이다. 지나치면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고 자중지란에 빠지기 마련이다.
연예인의 경우 인기가 상한가로 치닫지만 스캔들이 많고 사회적으로 향락문화와 원조교제 문제로 시끄러울 것으로 걱정하는 예언가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남성이 주도하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는 어려움이 많겠다는 것이다.
뱀의 해에는 정체불명의 불빛이 하늘에 자주 나타나 UFO소동도 많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염병, 지진, 대형 화재사건이 잦은 것도 뱀의 해다. 근대 유럽에서 흑사병(페스트)이 창궐했던 때나 경복궁이 불에 탄 때도 뱀의 해였다.
이같은 점들은 천재지변에 철저히 대비하고 인재(人災)를 특히 조심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이면 좋다.
새해는 무엇보다도 ‘과학적인 새 밀레니엄의 첫해’라는 점 자체만으로 숨가쁜 희망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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