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 초등학교 교실. 선생님이 바나나를 하나씩 나눠주고 있다. 아이들은 재잘거리며 맛있게 바나나를 먹는다. 그런데 이게 보통 바나나가 아니다. 콜레라 백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때쯤에는 이런 먹는 백신이 일반화돼 손쉽게 각종 병원체에 대해 면역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현재 치료 중심의 의약품이 앞으로는 미리 예방약 중심으로 전환된다. 아기가 태어나면 지문을 찍듯이 유전자 지도가 작성된다. 이에 따라 각종 질병의 발생 가능성과 시기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인간 게놈의 기능에 대한 연구로 유전자와 질병의 연결 고리가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병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예방약을 먹어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신약을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급속한 발달과 생물정보기술이 결합돼 사이버 임상실험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동물실험이나 임상실험에 드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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