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자민련의 ‘의원 꿔주기 및 꿔오기’로 인해 새해 초부터 정국의 파고가 높다. 한나라당은 ‘여권에 희망이 없다’며 대여(對與)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민주당은 ‘강한 여당 건설’을 외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나라당〓2일 시무식에서부터 민주당과 자민련 성토발언이 봇물을 이뤘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제 국민은 우리나라 정치의 질을 누가 떨어뜨리고 혼란을 누가 가져오는지 다 안다”며 ‘의원 꿔주기’를 “보통사람의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 낮은 정략”이라고 규정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성명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즉각 정치적 친위쿠데타에 대해 사과하고 원상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도 “‘사전에 몰랐다’는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의 거짓말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이제 김대중정권의 연착륙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선언했다.
▽민주당〓민주당의 자세도 강경했다. 김중권(金重權)대표는 “총선 민의는 어느 당에도 과반수를 주지 않음으로써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한나라당이 자민련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아 국회가 파행을 거듭했다”며 “의원 3인의 이적은 총선 민의를 거스른 것이 아니라는 게 내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이런 사태가 온 데 대해 이회창총재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오히려 이총재를 걸고 넘어졌다.
▽자민련〓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은 “한나라당이 계속 물고늘어진다면 한나라당이 우리 당을 파괴하기 위해 조건까지 제시해 가면서 우리 당 의원과 접촉한 사실을 공개하고 세게 대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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