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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발언대]유수완/새해맞이 거리행사 무질서 심해

입력 | 2001-01-02 18:43:00


지난해 12월31일 밤 친구들과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에 갔다. 예상대로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2001년 한국방문의 해’ 기념 쇼를 보려는 사람들과 보신각 타종을 보면서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있었다. 그런데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열리는 쇼를 보려는 사람들은 서로 무대가 잘 보이는 곳을 차지하려고 나무가 심어져 있는 화단으로 몰려 화단을 다 망가뜨렸다.

그리고 차량이 통제된 종로거리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불꽃이 튀는 작은 막대를 들고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꽃이 튀는 막대를 사람들에게 향하도록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데 사람을 향해 불꽃이 튀도록 하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그리고 불꽃놀이를 하고 난 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려 도로는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로 5세 어린이 한 명이 깔려 숨졌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한다. 이날 행사장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었다. 2001년은 한국방문의 해라고 외치기 전에 질서의식을 높여야 부끄러움 없이 한국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세기에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고 싶다.

유 수 완(서울 관악구 신림1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