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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미의 도전! 살빼기]"하루 세끼식사 꼭 챙겨먹어요"

입력 | 2001-01-02 19:02:00


《동아일보 건강 의학팀은 2001년을 ‘살빼기 해’로 정하고 비만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바람직한 살빼기에 대한 기사를 다양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첫 기획으로 선보이는 ‘나성미의 살빼기’ 코너는 의학적으로 정상이지만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직장 여성 나씨가 3개월 동안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을 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소개하는 시리즈 기사다.》

내 이름은 나성미. 28살 미모의 엉뚱녀(엉덩이가 뚱뚱한 여자)다. 5년 전부터 하루 평균 10시간씩 사무실 의자에 앉아 일하면서 얻은 별명이다.

158㎝, 55㎏. 회사 여직원 25명 가운데 가장 뚱뚱하다. 다른 부위는 그런대로 자신있는데 엉덩이와 허벅지가 늘 마음에 걸린다. 키와 무관하게 20대 미혼 여성이 50㎏를 넘으면 비만이란게 평소 내 지론이다. 올해 목표는 비만에서 탈출하는 것. 목표 감량은 6∼7㎏.

비만인 어머니를 닮았는지 14살 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다. 전성기는 고교 3학년 때로 62㎏.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직후 한 달간 밥 ⅓공기와 물 1.5ℓ만 먹고 원적외선 사우나를 다니며 6㎏를 뺀 적이 있다. 대학교 시절 한 때 50㎏으로 ‘날씬한’ 적도 있었다.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한 것은 직장에 다니면서부터. 시간에 쫓겨 아침은 요구르트 한병,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저녁은 굶거나 과일 서너개가 고작이었는데 이상하게 살이 쪘다. 더구나 주말에 탕수육 피자 통닭 등으로 과식했다는 느낌이 들면 토해서라도 칼로리 섭취량을 조절했다. 술도 한 달에 한두 번 칵테일 한잔 정도가 고작이다. 어떡하면 살이 빠질까?

▽진단〓의학적으로 나씨는 비만이 아닌 과체중. 체지방율도 29%로 비만의 기준(30% 이상)보다 낮다. 복부 비만도는 0.82로 표준(0.70∼0.80)보다는 약간 높지만 비만(0.9 이상)은 아니다. 나씨의 적정 체중은 51.3㎏. 3.7㎏를 빼야 하는데 근육을 0.5㎏ 늘리고 지방을 4.1㎏ 줄여야 한다.

나씨가 굶어도 살이 찌는 가장 큰 이유는 불규칙적인 식습관 때문.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면 우리 몸은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그 다음 식사때 섭취하는 영양분을 일단 지방으로 저장하는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단식 등으로 살을 뺀 뒤 옛날보다 적게 먹는데도 살이 찌는 것도 같은 이치다.

야채보다 칼로리가 높은 튀김이나 지짐류를 즐기는 것도 한 가지 원인. 삼치 한 토막(100g)을 그냥 구으면 열량이 150㎉이지만 기름에 튀기면 200∼300㎉로 늘어난다.

평일에 고생해 쌓은 탑을 주말에 무너뜨리는 것도 문제. 주중에 백반만 먹는 것이 지겹다고 주말에 탕수육 피자 스테이크 등으로 포식하고 과자 음료수 등 간식까지 먹는 것은 살이 찌는 지름길.

▽처방〓하루 세 끼를 적당량 꼭 챙겨 먹는 것이 ‘비만 탈출의 시작’. 곡류 지방류 어육류의 비율이 60:20:20이 가장 적당한데 나씨는 61:26:13이므로 어육류의 섭취를 늘리되 기름을 쓰지 않는 조리법을 쓴다.

음식을 아까워하면 살이 찌는 법. 평소 식사량의 20%를 줄이고 간식은 피하되 기초대사량(1200㎉) 이상은 섭취한다. 많이 먹어도 열량이 낮은 해조류 야채류와 칼로리가 거의 없는 녹차 블랙커피 홍차 등이 권할 만하다. 이온음료도 1캔에 50㎉나 된다.

화나고 불안하면 많이 먹고 다른 사람에 비해 빨리 먹는 것은 빨리 고쳐야 할 나쁜 버릇. 또 과일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은 나씨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특히 먹은 음식을 억지로 토하는 것은 거식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절대 금물.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가정의학과 박혜순교수)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