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질환은 환자와 의사가 효율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치료에 큰 진전이 있을 수 있다. 의료 선진국은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의사와 환자를 함께 교육하기도 한다.
환자는 마음이 답답하고 절박하기 마련이다. 의사도 여러 환자를 돌보느라 바쁘다. 특히 진료시간이 짧은 우리나라에서 의사나 환자가 모두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는 병원에 가기 전 메모지에 질문사항을 적어간다. 한번에 모든 것을 알려기보다 한번에 몇 가지씩 차근차근 아는 것이 좋다.
환자는 의사에게 잘 준비된 적절한 질문을 해야 한다.
첫째,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병의 상태가 어떤가”라는 질문보다 “얼마나 오래 치료받아야 하는가”가 낫다.
둘째, 빙 돌려 묻지 말고 솔직하게 묻는다. “임신이 가능할까요”보다 “저는 원하지 않는데 남편이 외동이어서 시댁 어른이 강력하게 아들을 원해요. 임신이 가능할까요”로 묻는 것이 좋다. 의사는 환자의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알게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셋째, 충분히 잘 생각해 간결하게 물어야 한다. 질문을 했으면 진료실 밖이나 집에서 꼭 기록해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고 다음에 똑같은 질문을 안하는게 ‘경제적’이다.
약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꼭 자신이 먹고 있는 약과 처방전을 들고 가서 묻는다. 준비한 것을 엉뚱한 곳에 놓았다가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손에 들고 진료실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같은 병을 갖고 있는 다른 환자들과 자신을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환자의 치료법은 성격, 나이, 경제적 여건, 직업, 시간적 여유 등에 따라 달라야 마땅하다. 맞춤양복이 기성복보다 더 편한게 당연하다.
배상철(한양대 류마티스병원 교수·류마티스학, 임상 역학&경제학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