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가 싸다고 아파트 단지나 변두리에 가게를 내서는 안됩니다.”
지난해 5월 서울의 강북 도심에 던킨 도너츠 가게를 연 Y씨(47·여)는 ‘목’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주요 고객층이 20대 여성이기 때문에 이들이 많이 움직이는 지점에 가게를 열어야한다는 것. 일반적인 제과점처럼 생각하고 아파트 상가나 주택가에 가게를 열면 실패하기 쉽다는 것이 Y씨의 주장.
솔직하게 말하는 조건으로 극구 익명을 요구한 Y씨는 가게 창업에 프랜차이즈 보증금, 가입비, 인테리어비, 가게 권리금, 가게 임대보증금 등으로 2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인건비와 운영비 가게월세등을 빼고 한달 순이익은 500∼800만원선. 고객이 대부분 젊은이들이서 경기를 크게 타지않는 것이 장점.
가정주부인 Y씨는 레스토랑을 경영해본 경험이 있어 남편이 작년 봄 명예퇴직을 한후 본격적으로 가게를 열었다. 2억원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수익이 현재까지는 괜찮다. 가게를 연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프랜차이즈 가게주인은 신경쓸 일이 별로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
“가게를 열고 몇 달간은 가게에서 살다시피 해야합니다. 또 종업원들이 대부분 아르바이트 학생들이기 때문에 인력관리가 쉽지않습니다. 믿을만한 점장을 얻지못하면 주인이 점장역할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직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인력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하루 3교대(오전 7시∼오후 11시)로 6명이 일하는데 이들이 3, 4개월이면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뽑고 또 새로 뽑은 종업원에게 서비스 교육을 시키는 데 가게 주인이 노력을 많이 해야한다. 최근에 믿을만한 점장을 뽑아 신경을 덜 써도 되지만 인건비 지출이 그만큼 늘었다. 가게주인이 젊을 경우 점장 역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고객특성상 주인이 나이가 많을 경우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정확한 수요예측도 골칫거리. 가게를 연지 2,3달간은 팔리지 않은 제품을 본사에 반품할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반품이 허용되지 않는다. 재고가 모두 손해로 연결되는 셈. Y씨는 그날그날 팔리지않은 제품은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다.
던킨 도너츠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가맹점이 제품 생산이나 판촉활동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점. 본사에서 제품 메뉴 인테리어 등을 모두 철저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가맹점은 그만큼 편하다. 때론 가게 특성을 살린 메뉴를 개발하고 싶지만 본사에서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