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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지쳐버린 조성원과 LG

입력 | 2001-01-04 00:21:00


조성원이 급기야는 지쳐버린 것 같다. 아니, 조성원 뿐만 아니라 신바람 농구를 구사하던 LG 선수들 전체가 지친 것 같다.

LG가 3라운드 들어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며 1승 4패로 1위 삼성과의 승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간판선수 조성원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 이후 더욱 성숙해진 기량으로 나날이 팀을 승리로 이끌며 가공할 만한 득점포를 퍼부어대던 조성원. 그 특유의 캥거루 슛도 최근 경기에선 찾아보기가 힘들고, '4쿼터의 사나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저조한 슛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곽슛 적중률이 눈에 띄게 떨어져 그의 전매특허인 4쿼터 뒤집기가 불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최근 경기 조성원의 기록을 살펴보자.

오늘 경기에서 조성원은 단 11득점만을 올렸다. 그의 평균 득점은 26점을 상회한다. 3점슛도 7개 던져 단 1개만을 성공시켰다.

지난 27일 경기인 SK전에서는 24점을 올렸지만 10개의 삼점슛 시도중 2개만을 성공시켰으며, 24일 골드뱅크전에서는 16득점에 3점슛 6개 시도해 1개를 성공시켰다.

3경기 평균 득점 17점에 3점슛 성공 개수 4개. 성공률은 17%를 약간 넘어설 뿐이다.

조성원이 이토록 부진하자, 최고의 외곽슛을 자랑하던 LG 선수들 전체가 동반 부진에 빠져버려 조우현, 이정래 등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일 기아와의 경기에서도 이버츠만이 43득점을 올리며 고분분투하며 제몫을 해줬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말이다.

슛 적중률이 떨어진 것은 바로 체력저하와 직결된다. 그동안 LG는 많은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 때에도 조성원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을 잘 빼지 않았다. 조성원의 평균 출장시간은 36.47분. 그의 나이가 올해로 30이 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조금은 많은 시간이다.

조성원 뿐 아니라 이버츠도 지금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다. 그의 평균 출전시간은 39분을 넘어 40분 풀타임에 육박하고 있다. 이버츠도 언제 이런 슬럼프가 다가올지 모르는 것이다.

김태환 감독은 이제부터라도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신경을 좀더 써야할 것 같다.

그리고 이미 LG의 공격 패턴이 많이 드러난 이상, 패턴을 더욱 다양화 시켜서 주전 선수들의 상대편 집중 견제를 조금이나마 덜어줘야 한다.

이제 조성원은 예전의 조성원이 아니다.

한 팀의 간판스타로써, 토종 득점왕을 노리는 주득점원으로서, 팀이 어려울 때 해줘야 할 몫이 커졌을 뿐 아니라, 각 팀의 집중견제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조성원임을 알기에 요즘의 슬럼프를 딛고 다시 한번 캥거루처럼 뛰어오를 날을 기대해 본다.

김희경/동아닷컴 객원기자 wkbl@wkb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