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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따라잡기]"FRB의 통화정책이 경제에 작용하는 원리"

입력 | 2001-01-04 14:53:00


금리인하라는 워싱턴발(發) 훈풍이 태평양을 건너 한국증시를 후끈 달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뉴욕증시를 비롯 세계증시가 화답하고 있다.

FRB의 통화정책이 경제에 작용하는 원리와 통화정책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FRB의 통화정책이 경제에 작용하는 원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역할은 경제가 필요로 하는 통화 및 여신 규모를 주간단위로 파악하고, 이를 융통해주데 있다.

FRB는 연방기금(FF) 금리를 결정하는데, 연방기금 금리의 움직임은 단기금리는 물론 장기금리에 큰 영향을 준다.

금리가 상승하면,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고, 경기가 둔화되면 통화와 연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FRB의 통화정책은 통화공급 증가율에 간접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지급준비금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연방기금 금리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고객들에게 많은 자금을 대출해줘 요구준비금을 충족시키지 못할 우려가 있는 은행들은 연방기금을 빌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FRB는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조절한다. 재무증권을 매입함으로써 은행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반대로 재무증권을 매각함으로써 유동성을 흡수하기도 한다.

그러나 연방기금 금리는 일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공개시장 조작작업도 상당히 불안할 수 있다.

◆미국은행의 지급준비금

미국의 은행들이 연준리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은 이자소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준비금을 줄이려 한다.

그린스펀이 지휘하는 FRB도 이러한 은행의 입장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 결과 은행의 지급준비금은 80년대 말 350-400억달러에서 최근에는 70∼80억달러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차입하지만, 연방기금 금리의 일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지금준비금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른 소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유로시장을 이용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재무증권을 매각할 수 있으며, 수표결제 과정에서 다른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끌어올 수도 있다.

◆FRB의 통화정책 왜 주목받나

FRB의 공개시장조작회의(FOMC)는 통상적으로 1년에 8차례에 걸쳐 개최된다.따라서 10년이면 적어도 80차례의 공개시장조작회의가 개최되는 셈이다.

FRB 통화정책이 주목되는 것은 일본과 유럽 및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개도국들이 경제침체 또는 성장세 둔화 등에서 벗어나기 전에 미국경기의 둔화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초점은 현재 미국경제의 연착륙과 경착륙의 줄타기를 하며 취약한 상황에 있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이 과연 세계경제의 침체를 얼마나 책임져줄 수 있는가 하는 점도 초점의 대상이다.

만약 미국경제의 불균형이 연착륙을 통해 조정될 수 없다면 한국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당장 주식시장의 폭락은 민간소비를 크게 위축시킬게 불을 보듯 뻔하다.미국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세계경기 성장률 저하는 수출감소뿐만 아니라 설비투자의 감소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반드시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번 금리인하로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최근 우려되고 있는 미국 산업계의 신용경색 현상이 우선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는 10년을 넘는 장기호황을 누려온 미국경제가 이번 금리인상으로 적정 성장률(연 2.5∼3%)을 유지하며 연착륙에 성공하는 것이다.

방형국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