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7일부터 4박5일 동안 이뤄진 김진선 도지사를 비롯한 강원도 방북대표단 일행 15명의 북강원도 방문은 강원도민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지난해 6월 분단 55년 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는 했지만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도지사 일행이 방북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갈라진 강원도이기에 북측 고향땅에 대한 향수와 애정에 목말라 하는 도민이 특히 많아 이번 방북의 의미는 적지 않은 것이었다. 중국의 베이징(北京)공항이나 판문점을 경유하지 않고 강원도 땅에서 떠나는 금강산 뱃길을 따라 북강원도에 곧장 들어갔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방북대표단 일행은 휴전선 이북의 고성 통천 안변을 자동차로 달리면서 북강원도 도청 소재지인 원산에서 고종덕 인민위원장(우리의 도지사)을 만났다. 일행은 다시 일정을 쪼개어 평양을 방문해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과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장 등과도 여러 차례 만난 후 돌아왔다.
대표단은 올해 안에 씨감자 원종장 시설을 북강원도에 건설해 2002년부터 씨감자를 생산하도록 지원하고 솔잎혹파리 구제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며 연어증식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지원을 약속하는 등 5개항의 공동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이들 문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좀 아쉬운 점이 있다. 북한과의 경제교류는 현 정부가 사활을 걸고 벌이는 퍼주기식의 선심정책으로 과연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경제교류가 무슨 실속을 차릴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경제사업은 곧 이익이 생기는 장사여야 한다”는 단순논리로 보더라도 득보다는 손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재정자립도가 아주 취약한 강원도의 현실로 볼 때 어려운 과제라는 우려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강원도 방북단의 이번 방북은 상징적 의미에 더 큰 뜻을 두고 싶다. 그동안 서로 변하고 이질화된 동향 사람들끼리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예술문화 교류 등을 우선적으로 시도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배동욱(강원도 예총회장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