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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이 보이는 창가에서…"이런 대화 어때요"

입력 | 2001-01-04 19:10:00


◇#1부부끼리…

“연애할 때 한강에 왔던 기억나?”

“잠실 한강시민공원에 갔던 때?”

“밤에 강변에 앉아 첫키스 했잖아.”

“그때 얼마나 창피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봤잖아.”

“그래도 그때 속으로는 좋았지?”

“….”

“저기 원앙이 두 마리 보여?”

“여기도 있잖아. 우리 부부. 우리야말로 ‘원’수이자 ‘앙’숙인 원앙부부지.”

“나랑 결혼한 거 후회돼?”

“….”

“당신은 결혼 잘못한 거야. 나한테 속은 거야.”

“무슨 말이야?”

“당신이 둘째까지 낳고 그만 낳겠다고 할 때 내가 왜 셋까지 낳자고 했는지 알아?”

“….”

“당신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랬던 거야. 왜 있잖아. 선녀와 나무꾼을 보면 애를 셋 낳아야 선녀가 도망가지 못하는 거. 그래서 내가 셋째 정욱이 낳자고 한거야. 당신이 도망가지 못하게. 당신 없으면 난 못살아.”

“여보…. 사랑해.”

#2 연인끼리…

“지영아, 이젠 오빠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좋지, 오빠가 바빠서 여기 자주 못왔네, 안보는 사이에 새들이 저렇게 많아졌는데….”

“야, 이렇게 취직 안될 때 비록 작은 회사지만 입사하게 된 이 예비 서방님이 멋지지 않냐?”

“그럼∼. 누구 남자 친군데.”

“내가 시대만 잘 타고 태어났으면 벌써 취직해서 너 크리스마스 선물도 더 좋은 거 사줬을 텐데.”

“우리 만난 지 1년 된 날, 내가 새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럼 아예 섬을 통째로 사주겠다고 했던 거 기억나? 새들을 애완동물 삼아 밤섬에서 살아보자고 했잖아, 언제쯤이면 살 수 있는 거야? ”

“그거야 뭐 조만간에. 너도 작년에 대학원 들어갔으니까 곧 석사 따면 나보다 더 능력 있어지는 거 아닌가. 헤헤.”

“오빠 10군데째 입사시험 떨어졌을 때 내가 그랬잖아. 내가 오빠를 먹여살리는 한이 있어도 오빠만 평∼생 사랑할 거라고.”

“알아알아, 이쁜아! 저기 수리새 날아간다! 진짜 큰놈인데.”

“어디? 어디?”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