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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극복 선봉에 선다"…새해 출장 파견자 3인의 포부

입력 | 2001-01-04 19:38:00


▽한상철(韓相哲·49·현대종합상사 부장·말리법인 파견근무)〓직장생활 25년 가운데 8년을 해외에서 보냈다. 이번 해외근무는 일본 중국에 이은 세 번째다. 이달 중순 출국하면 아프리카 말리에서 진행중인 금광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세워진 현지법인의 살림을 맡게 된다. 탐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3∼5년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파견근무는 예전과 다르다. 중국 일본은 같은 동양권이라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번엔 모든걸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말리는 사하라사막 접경에 있는 최빈국. 말라리아 황열병 수면병 피부병 등 풍토병이 만만치 않은데다 음식도 맞지 않고 한국사람도 거의 없다. 너무 오지이기 때문에 혈혈단신으로 간다.

70년대 중동의 사막에서 횃불을 밝히고 공사기간을 맞춘 선배들을 떠올린다. 그런 정신을 가지고 일을 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돌파할 것으로 자신한다. 지금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때 더 강한 정신으로 해외에 진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선진국에서 뿐만 아니라 오지에서도 잘 해야 진정한 상사맨이다. 회사가 작년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서 주변에서 걱정하는 분이 많지만 현대 특유의 저돌성과 돌파력을 가지고 극복할 것으로 믿고있다.

▽김영주(金榮柱·37·SK글로벌 과장·SK그룹재팬 파견근무)〓1월중순부터 4년간 도쿄 현지법인에서 근무하게 된다. 지금까지 금융쪽 일만 맡았지만 현지법인에선 금융 기획 등 여러 가지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여러 계열사에서 파견된 동료들과 함께 근무하기 때문에 사람도 많이 알고, 회사업무도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일어를 익히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학원에 다니고 있다. 일본문화에 적응해 영업 마케팅 등 일선에서 일하는 동료들이 원활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급선무다. 입사후 처음으로 나가는 해외파견근무이기 때문에 기대반, 두려움반이다.

일본경제는 올해 다소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경제도 금융기관부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기관이 위축되면 기업도 위축된다. 아직까진 부동산 경기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아 호황이 오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

입사한지 10년만에 처음 가는 파견근무를 삶의 활력소로 활용하고 싶다. 변화가 있으면 각오도 새로워지는 것 아닌가.

▽이학섭(李學燮·32·삼성물산 대리·중국출장)〓한해 20회 정도는 나가는 출장이지만 연초엔 출장을 꺼린다. 고객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전략을 바꿔 연초부터 심양과 하문 방문길에 나선다. 지난해말부터 새로 알게 된 고객들과 돈독한‘관시(關係)’를 쌓기 위해서다.

화섬원료를 수출하는 것이 주요업무인데 중국시장이 승부처다. 2년전만 하더라도 서남아 동남아 수요가 있었지만 중국이 요즘 가장 큰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올해 목표는 중국시장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세계각국으로부터 원료를 구매해 재수출하는 아웃소싱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엔 일본 종합상사들을 제치고 중국의 주요 고객사 사장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열었다. 반응도 좋았다.

올해 수출물량은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어난 27만t 정도로 잡았다. 돈으로 치면 1억4000만달러 어치. 단 2명이서 이 물량을 처리한다.

새해엔 중국 출장 정도는 더 이상 해외출장으로 여기지 않는 자세로 일하겠다. 손님이 있는 곳이 바로 본사가 있는 곳이다. 출장횟수도 더 늘릴 생각이다.

ebizwi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