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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통신 매각발표' 번복소동…조흥銀 섣불리 발표

입력 | 2001-01-04 23:09:00


조흥은행이 최종 확정되지도 않은 쌍용정보통신 주식 해외매각을 섣불리 공식 발표했다가 뒤늦게 번복해 금융권 및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조흥은행의 이번 발표를 둘러싼 해프닝은 계약서명을 한 뒤 발표한다는 국제적 관행에서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을 농락한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성복(魏聖復)조흥은행장은 3일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쌍용정보통신 지분 67%를 미국의 한 캐피털업체에 이날 중 매각하기로 했다”면서 옵션에 따른 매각주식 수와 가격, 채권단의 부채조정 내용 등을 상세히 밝혔다.

위행장은 이날 최종 사인 전에 발표하는 것과 관련해 “오늘 오후 협상팀이 들어오면 구속력이 있는 계약을 체결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발표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매체에는 인수업체를 거명해 지분 인수가 완료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도 이후 당초 가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던 뉴브리지캐피털에서 환차손문제를 거론하면서 매각대금 인하를 요구해왔고 이어 칼라일그룹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오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쌍용양회는 현재 양쪽을 상대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언제쯤 가계약에 서명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흥은행 홍칠선(洪七善)상무는 “물건너간 것은 아니며 이번주 중 사인을 하게 될 것”이라며 “좀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흥은행이 독자생존의 최대 관건인 쌍용정보통신의 매각을 빨리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조급감에 설익은 내용을 성급하게 발표한 것은 국제계약 관행상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대우자동차의 교훈을 벌써 잊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