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기적을 바라자.'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현정부가 개혁에 대한 의지를 거의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5일 발간된 '한국시장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정 이사는 구조조정의 지연으로 본격적인 상승장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이 투기등급 회사채를 인수하면서 자본시장은 심하게 왜곡됐다고 평가한다.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긴다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이 구조조정노력을 게을리 하고 투자자들이 우량기업과 한계기업을 판멸하기 어렵게 됐다.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들이 또다시 이들 기업의 회사채를 재인수하면서 부실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업들이 부채해소노력을 게을리하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불가능해졌다. 단기수익률 게임만이 성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이사는 미국금리인하도 국내주식시장에 일시적인 호재로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서너차례 금리인하로 미국경제가 바닥권을 탈출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 당연히 국내경제의 급강하를 제어하는데 별다른 도움을 못 것으로 예상한다.
국고채 수익률은 계속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식과 회사채 등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같은 논거를 들어 정 이사는 국내 자본시장의 일시붕괴가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금융시스템이 충격을 받은 후에야 진정한 의미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반등의 동력은 경기의 바닥권 탈출이 아니라 구조조정의 결실이라고 강조한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