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 조계현(36)이 잠잠하다. 선수협 파동으로 프로야구계가 시끌벅적하건만 조계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조계현은 지금 제주에 내려가 있다. 이틀에 한번 한라산에 오르고, 매일 웨이트트레이닝과 바닷가 모래사장 뛰기를 하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다. 두산과의 재협상을 앞두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다.
두산은 조계현의 나이를 들어 3년 장기계약은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계현은 앞으로 2~3년은 충분히 더 뛸수 있다는 입장. 조계현이 지난달 17일부터 제주에서 꼼짝않고 체력훈련에 열중한 까닭을 엿볼수 있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조계현과 두산과의 첫 협상은 실패했다. 두산은 연봉1억800만원에 1년계약, 코치직 보장이라는 조건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조계현은 다년계약을 원했다.
조계현은 첫 협상에 실패한후 다른 7개구단과 접촉을 가질 약간의 시간이 있었지만 '무조건적인 두산잔류'를 선언했다. 스승 김인식감독과 그를 사랑하는 열성팬들의 만류를 뿌리치지 못했기 때문.
예정대로라면 조계현과 두산과의 재협상은 이번달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선수협사태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 또한 쉽지 않게 돼버렸다.
현재 두산구단은 잠정휴업 상태다. 조계현의 재협상뿐만 아니라 SK로 현금트레이드된 강혁의 몸값협상, 재계약이 확정된 우즈와의 연봉협상도 줄줄이 보류됐다.
두산 곽홍규 단장은 "프로야구를 그만둘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조계현과의 재계약 협상은 논할 처지가 못 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수협 사태가 장기화 되고 이 때문에 재계약을 맺지 못하면 조계현은 올해 1년 동안 그라운드에 설 수 없게 된다.
'싸움닭' 조계현에게는 이래저래 추운 겨울이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