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인삼공사가 확실히 달라졌다.
담배인삼공사는 지난해 슈퍼리그에서 1승7패, 90년 이후 11년 동안 31승 107패로 승률 22.5%를 기록한 ‘약체’팀. 그러나 올 시즌 슈퍼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담배인삼공사의 플레이는 힘없이 무너져 내리던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담배인삼공사는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2001슈퍼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의 ‘공사 라이벌’ 대결에서 1, 2세트를 뺏긴 뒤 내리 3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과시하며 역전승, 이번 대회 3연승을 달렸다.
특히 담배인삼공사는 이번 대회에서 치른 3경기를 모두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끝에 역전승으로 장식해 ‘끈기의 팀’으로 변모했다.
담배인삼공사의 변신에는 고참의 ‘관록’이 숨어 있었다. 승리의 주역은 전 소속팀 한일합섬이 해체된 뒤 담배인삼공사에 뒤늦게 합류한 김남순(31)과 최광희(27). 경기 안팎에서 ‘맏언니’ 역할을 해준 이들의 활약은 어린 선수들을 다잡는데 큰 몫을 했다. 이날 최광희는 혼자 31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김남순은 경기를 앞두고 체력 저하로 링거 주사를 맞고 나서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18점을 따내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담배인삼공사는 이날 1, 2세트에서 서브 리시브가 불안한 데다 도로공사 박미경(22득점)의 공격을 막지 못해 17점씩만을 따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3세트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담배인삼공사는 최광희의 왼쪽 공격과 김남순의 노련한 속공 플레이로 도로공사를 공략했다. 반면, 도로공사는 담배인삼공사의 반격에 당황한 듯 3세트를 17―25로 쉽게 내주고 말았다.
4세트 역시 담배인삼공사의 페이스. 담배인삼공사는 19―19로 맞서던 상황에서 김진이의 블로킹과 최광희의 공격, 블로킹이 잇따라 성공해 22―19로 앞서 나가 승부의 주도권을 잡았다. 마지막 5세트에서 담배인삼공사는 여세를 몰아 초반 9―0까지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