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의 최선책 같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도 미 경기둔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인가.
3일 FRB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 폭등했던 미 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각종 지표도 좋지 않아 미국 경제계에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4일 나스닥 지수는 49.73포인트(1.90%) 떨어진 2,566.96에 폐장됐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33.34포인트(0.30%) 밀린 10,912.41에 거래가 마감됐다. 또 미국 전국구매자관리협회(NAPM)가 4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활동지수는 전월 58.5에서 53.0으로 떨어져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직전 발표된 제조업 활동지수도 91년 4월 이후 최악이었다.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실업률도 오를 전망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7만5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6000건이 늘어 2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4일 발표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라는 실업관련 전문조사기관은 작년 12월 미국 기업의 감원 규모가 93년 월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제동향과 관련, FRB의 금리인하 조치가 시기를 놓침으로써 소비 확대와 기업의 이자부담 경감을 통해 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해 줄 것이란 기대는 성급하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4일자 사설에서 “이번 FRB의 금리인하 조치는 미국경제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것이지만 금리 6%는 99년 상반기의 4.75%에 비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면서 “FRB의 금리인하가 너무 늦게, 그것도 소폭으로 이뤄짐으로써 신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증명해주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 경제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의 수익이 9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통상 9∼12개월이 걸리기에 적어도 올 상반기 중에는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업 수익상황을 분석하는 회사인 퍼스트 콜 톰슨 파이낸셜의 척 힐 조사실장은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지난해 4·4분기(10∼12월) 수익증가율은 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나 올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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