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세이커스
'LG세이커스와 유타재즈는 닮은꼴'
시즌 개막과 함께 '욱일승천'의 기세로 초반 레이스를 이끌던 한국 프로농구의 LG 세이커스와 북미프로농구(NBA)의 유타 재즈가 시즌 중반에 접어들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부동의 단독선두를 지키며 돌풍을 일으킨 LG는 3라운드 들어서는 1승4패로 곤두박질치면서 5일현재 1위 삼성에 2게임차로 뒤졌다.
유타도 개막 20경기에서 16승을 거두며 서부컨퍼런스 중서부 지구 1위로 잘 나가다 최근 12경기에서 고작 33%의 승률(4/12)에 머물며 지구선두를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빼앗겼다.
성적이 곤두박질 친 이유도 비슷하다.
두팀은 성격은 다르지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하나씩 안고 있고 그것이 노출되면서 하향세로 돌아섰다.
LG는 주전 선수가운데 2m가 넘는 선수가 한명도 없는 '땅꼬마 팀'. 작지만 빠르고 정확한 외곽슛으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체력저하 등의 이유로 야투성공률이 떨어지고 확률높은 골밑싸움에서도 밀리자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반면 유타는 주전 선수들 가운데 3명이 30대 후반으로 구성된 '양로원팀'. 82경기를 치르기엔 체력이 턱없이 달린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스탁턴과 말론 콤비
주득점원 칼 말론(37), 포인트 가드 존 스탁턴(38), 슈팅 가드 존 스탁스(35)는 3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 몸놀림이 둔해졌다.
특히 '메일 맨' 말론은 최근 4연패를 하는 동안 58개의 야투를 던져 18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체력저하에 따른 '배달사고'를 자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두 팀의 추락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LG는 알렉스 모블리를 내보내고 장신용병 프루(205cm)를 영입, 골밑을 보강했고 컨디션이 최악인 조성원과 조우현의 '쌍포'가 살아난다면 언제든지 상승세를 탈 전력을 갖췄다.
유타도 주전들의 기용시간을 줄이고 식스맨상 수상경력이 있는 대니 매닝과 다니엘 마샬 등이 좀더 분전한다면 노련미로 위기를 타개 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 양국에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두팀이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 할지 끝까지 지켜보는 것도 농구팬들에겐 흥미거리가 될 것 같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