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돈이 선거자금으로 유입된 96년 신한국당은 중앙선관위에 204억9433만원을 선거비용으로 썼다고 신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앙당 64억원 △시도지부 61억원 △지구당 78억원 등을 각각 썼다.
그 해 ‘4·11’총선 직전 안기부 돈이 940억원이나 유입된 것에 비춰보면 실제 신고한 액수는 이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선거비 명목은 아니지만 사실상 선거비용이나 마찬가지인 조직활동비(177억원), 당원교육훈련비(63억원), 선전비(42억원) 등의 지출액수를 합쳐도안기부 돈의 절반 정도인 486억원에 그친다.
96년 신한국당의 총수입액은 무려 2337억원이었다. 수입원별로 보면 지정기탁금 340억원, 후원회기부금 258억원, 국고보조금 188억원 순이었다. 이와 비교해 보면 신한국당에 전해진 안기부 돈은 1년 동안 전체 수입액의 40%에 해당하는 중요한 자금원이었던 셈이다. 물론 안기부에서 흘러 들어온 자금은 선관위에 신고한 수입액이나 지출액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으로는 ‘4·11’총선에서 안기부 돈과 선관위 신고액까지 합쳐 최소한 1400억원 가량을 썼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방선거가 있었던 95년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신한국당의 전신(前身)인 당시 민자당은 선거비로 237억5860만원을 썼다고 신고했고, 검찰수사 결과 ‘6·27’지방선거 직전 안기부에서 흘러 들어온 돈은 선관위 신고액과 비슷한 217억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95년의 총수입은 1829억원. 주요 수입원은 국고보조금 332억원, 지정기탁금 231억원, 후원회기부금 192억원 순이었다. 여당으로서 이 해에도 당 살림이 풍족한 편이었지만 안기부 돈은 매우 유용한 수입원이었다.지방선거에서 쓴 돈을 추정해보면 선거비 237억원, 조직활동비 357억원, 당원교육훈련비 73억원, 선전비 66억원 등 선관위에 신고한 733억원에 안기부 돈 217억원까지 최소한 900억원 이상을 썼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jnghn@donga.com
95~96년 민자당 및 신한국당 선거
비용 신고액 및 안기부 돈 유입규모
총 수입
선거비지출
신고액
안기부 돈
유입규모
95년
1829억5850만원
237억5860만원
217억원
96년
2337억2356만원
204억9433만원
94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