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도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의 불똥이 튀고 있다.
96년 15대 총선과 95년 지방선거 때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과 민자당 후보로 나섰던 인사들 중 지금은 민주당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 등 국민신당 출신 ‘합당파’와 정권교체 후 개별적으로 입당한 ‘영입파’가 그들.
당 지도부는 일단 “우리 당 인사라고 예외는 없다”며 원칙에 입각한 처리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이최고위원 진영이 특히 사건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5년 지방선거 때 안기부 돈 217억원이 나갔는데 당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최고위원에게도 그 돈 중 일부가 지원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최고위원은 침묵하고 있으나 한 측근은 “‘사건의 화살’이 한나라당 흔들기에 그치지 않고 여권 내부로까지 겨눠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합당파’ 가운데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선대위부의장이었던 황명수(黃明秀)전의원은 이미 구속됐다. 이용삼(李龍三)의원과 박범진(朴範珍)전의원은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의원은 “기본적인 중앙당 지원금 외에는 받은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 돈이) 안기부 자금인지는 알 수 없는 입장이었다”고 말했고 박전의원은 “당시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으로부터 3억원을 나눠 받았으나 출처는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영입파’인 유용태(劉容泰) 송훈석(宋勳錫)의원과 김인영(金仁泳)전의원도 선거자금을 지원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자금 출처는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김명섭(金明燮)의원은 “당시 강총장이 ‘떨어질 사람’이라고 면박만 주고 돈을 안 줬다”며 자금수수 사실을 부인했고 이성호(李聖浩)전의원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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