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DJP회동을 하루 앞둔 7일 ‘3김(金)1이(李)’ 진영은 각각 이번주 중 본격 공방을 위한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었다.
▼JP "이총재 사려깊다" 덕담▼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대신해 75회 생일을 축하하러 신당동 자택을 찾아온 한나라당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에게 “상황이 풀리면 이총재와 한번 만나겠다”고 말했다.
JP는 “(한나라당이) 국회법 처리를 막아 섭섭했지만, 이총재가 내 개인 인격문제를 공격하지 않은 것을 보고 사려 깊고 따뜻한 분이라 생각했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DJP공조 복원에 대해선 “헌정중단사태가 우려돼 공동정권의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도와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90년 3당 합당 당시의 일을 회고하면서 “합당을 하긴 했지만 결국 뛰쳐나왔다”는 말을 세 차례나 했다고 주실장은 전했다.
주실장은 동양란을 선물로 전달하고 JP에게 ‘큰절’을 했다. JP는 주실장에게 자신이 직접 그린 난을 선물했다. 주실장은 회동 후 “JP는 역시 대인(大人), DJ는 소인(小人)이더라”고 말했다.
○…이회창 총재는 본격적인 장외(場外)정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총재는 먼저 ‘김대중 신독재 저지투쟁 위원회(가칭)’를 발족시켜 8일 총재단 회의에서 위원장을 선임하고 구체적인 대여(對與)투쟁 프로그램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총재는 또 전국 시도지부의 신년 하례회를 ‘김대중 신 독재 규탄대회’ 형식으로 대체키로 했다. 10일은 경기도지부, 11일은 인천시지부, 16일은 부산시지부 등의 신년 하례회 일정이 잡혀 있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은 7일에도 이회창 총재 및 JP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YS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김 전대통령이 DJ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DJ와 공조를 선언한 JP와 만나는 것은 오해를 낳을 수 있으며, 이총재와 만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DJ 썩어빠진 칼자루쥐고…"▼
그러나 DJ에 대한 공격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YS는 이날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과 관련해 “지금 김대중씨는 다 썩어빠진 칼자루를 쥐고 완전히 이성을 잃은 짓만 하고 있다”며 “김대중씨가 또다시 정치보복을 하는데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측은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과 관련해 야당측이 ‘정치적 배경’을 거론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안기부 돈’ 사건은 고속전철 로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드러난 것일 뿐”이라며 “국가안보를 위한 국가 재산을 특정 정당을 위해 마음대로 갖다 쓴 이번 사건은 다른 사건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정치적의도 몰지말라"▼
그는 또 과거 ‘세풍’이나 ‘총풍’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뭐 있을 때마다 (야당은) 정부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한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야당 관련 사건은 무조건 정치탄압이라고 한다면 법치를 하지 말란 얘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검찰이 공정하게 처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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