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지뢰 하나를 캐내고 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를 심자! 그 나무를 평화의 나무, 생명의 나무라 하자'
이런 다소 엉뚱하면서도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다함께 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 '한국 DMZ 평화생명마을' 사람들입니다.
마을이라고 해 사람이 모여 사는 동네나 시골마을을 연상할 수 있겠지만 개발을 앞세운 논리가 아니고 환경친화적이며 평화를 꿈꾸고 생명이 넘치는 지대를 만들자는 이상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냉전구도의 유물이자 인류의 뼈아픈 자성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DMZ는 왜 우리나라에만 남아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져봅니다.
19세기 제1 개항을 거치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우리 민족의 운명 앞에 조국은 외세에 의해 철저히 짓밟히고 농락 당하는 운명으로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외세 강대국에 의한 조국의 분단은 50년을 넘는 세월 속에서도 우리의 가족과 가정을 갈라 놓았으며 나라와 국토의 운명을 갈라놓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이제서야 그나마 혈육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역사적 감동을 보여주게 되었고 분단의 아픔을 절감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까지도 가슴을 울리게 하는 장면들을 보여주는 시점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이 모든 아픔을 떨어내려는지 참으로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20세기의 냉전유물을 걷어내고 이 땅에서 냉전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DMZ는 비무장지대라고 하지만 사실 그곳을 가본 사람이면, 아니 그 근처라도 가본 사람이면 그 말이 엄청난 거짓말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비무장이지만 사실 중무장지대이며 무장상태의 극치를 보게 됩니다.
남북한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전세계의 최신 무기를 도입해보고 시연도 해보는 지역이라 할 수 있는 군사무기의 대표적 전시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무기,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독가시 지뢰.
인류의 발목을 노리고 썩지도 않고 둥둥 떠다니기도 하는 플라스틱 발목지뢰.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이병헌을 꼼짝 못하게 하는 지뢰.
봄이면 봄마다 나물 뜯는 처녀고 노인이고 가리지 않고 날려버리는 지뢰.
사람이 아무리 뛰어도 터지지 않고 40t정도 되어야 터지는 지뢰.
그야말로 지뢰는 우리의 전쟁이 끝나도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남아 있는 인류 최대의 고민거리이고 사악한 인류의 독가시로 이 지구상에 남아 있는 것입니다.
DMZ는 국경이 아닙니다. 흔히 국경이라 하면 국가와 국가사이의 경계를 나타내고, 세관도 있고, 철책도 있고 그야말로 인접 국가의 국민들이 서로 왔다갔다하면서 왕래를 할 수 있는 것을 국경의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DMZ는 온통 지뢰밭으로 둘러싸여 있는 군사분계선을 기점으로 양쪽 4㎞식 도합 8㎞의 거대한 철책과 지뢰, 그리고 군사상 각종 위험물이 대치하고 있는 커다란 벨트를 조성하고 있으며, 그 아래쪽으로는 그것도 모자라서 민간인 통제선을 두어(약칭 민통선) 군인이 아니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어둠의 벨트를 두르고 있습니다.
독수리나 철새들이 유유히 넘나드는 DMZ는 국경도 아닌 철옹성을 이룬 죽음의 그림자인 셈입니다.
우리는 민통선을 기점으로 북방한계선까지를 광의의 DMZ라 합니다.
그 지역을 전세계 자연생태계의 보고라고 하는, 주로 외국사람들에 의해서 주장되고 있는 말을 부인하려 합니다.
이미 군대말로 '사계청소'라고 자행되고 있는, 군대가는 청년들의 머리를 밀어버리듯 나무하나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지역이 바로 DMZ인 것입니다.
물론 하층식생에서 자라는 온갖 풀과 곤충들은 이미 사람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지역으로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식생천이를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지역임에는 틀림없으나, 외국에서 보는 것 만큼이나 숲이 우거지고 온갖 동식물이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군화에 붙어 들어온 미국산 돼지풀과 중국 군화에 붙어 들어온 중국산 돼지풀이 한반도 군사분계점을 기점으로 뿌리를 내리고 살다가 이제는 그 영역다툼을 하는 지대로 돼지 풀의 우점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 바로 DMZ라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한국 DMZ 평화생명마을'은 평화생명운동을 펼치는 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98년부터 약 2년간 DMZ와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조사 연구하였고 이를 토대로 2000년 6월 7일 프레스센타에서 휴전선 155마을을 상징하여 준비위원 155명을 모시고 추진위원회를 창립하였습니다.
99년 11월에는 각계각층의 인사를 대표하여 열 분이 한국 DMZ 평화생명마을을 제안하며 제안서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033-253-2012, 02-769-1661로 하시고 사진은 지난 아셈 민간포럼 당시 냉전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자는 평화지대 선언문 발표의 모습입니다.
지뢰의 모든 내용을 담은 평화지대 선언문을 소개하면서 이 운동에 동참을 호소합니다.
▼관련기사▼
평화지대 선언문
황환식/한국 DMZ 평화생명마을 추진위원회 사무국장hwangso3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