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배구 2001 슈퍼리그 새해 첫 경기에서 상무에 뜻하지 않은 일격을 당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승패와 관계없이 온화한 모습의 평소와는 달리 경기가 끝난 뒤 부진했던 몇몇 선수를 불러 세차게 질책했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1년8개월 만에 이날 코트에 선 김상우에게만은 예외였다.
신감독은 “(김)상우가 팀에 복귀해 센터진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전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좋아지게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2세트 중반에 투입됐는데도 블로킹에서 팀 전체 블로킹 득점(14점)의 절반 가까운 6득점을 잡아내며 화려한 팀 복귀의 신호탄을 올린 것.
이어 김상우는 7일 대한항공전에서도 1세트와 3세트에서 잠시 교체멤버로 투입되고도 블로킹에서 팀내 최다인 4득점을 따내는 숨은 진가를 과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김상우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다. “2년 가까이 코트를 떠나 있어서인지 아직은 코트가 낯설고 생각대로 몸이 따라 주지 않아 너무 답답하다”는 것.
팀 적응은 제대로 안돼 있으면서도 하루빨리 만족할 만큼 팀에 공헌하고자 하는 것이 그의 욕심. 물론 본인은 부인하지만 승부근성으로는 신진식과 첫손가락을 다툰다는 것이 팀내 공통된 의견이다.
공익근무를 마치기 두달 전부터 삭발한 채 매일 저녁 개인 훈련을 한 것이나 개막 직전 강훈련을 하다 무릎부상을 당한 것 등은 바로 그의 욕심을 보여주는 사례들.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주위의 얘기에 그는 오히려 “앞으로 한 경기만 더 치르면 진짜 승부가 시작되는 2차대회인데 벤치에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하루빨리 팀에 완전 적응해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스스로를 세차게 채찍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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