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선 실력에 상관없이 ‘되는 날’과 ‘안되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8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테네시 타이탄스의 아메리칸콘퍼런스(AFC) 준결승은 이를 확연히 보여줬다.
96년 클리블랜드에서 연고지를 옮긴 볼티모어는 새해 첫날 덴버 브롱코스를 21―3으로 꺾은 것이 5년만의 플레이오프 첫 승리일 정도로 비교적 약체. 반면 테네시는 지난해 슈퍼볼까지 올랐다 세인트루이스 램스에 아깝게 진 강팀으로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결과는 ‘신의 도움’을 받은 볼티모어의 승리. 볼티모어는 공격에서 테네시에 절대 열세를 보였지만 레이 루이스의 수비와 ‘무명’ 키스 워싱턴과 앤소니 미첼의 ‘행운의 플레이’에 힘입어 테네시를 24―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콘퍼런스 결승에 올랐다.
10―10이던 4쿼터 2분48초. 볼티모어는 워싱턴이 테네시 알 델 그레코의 킥을 블로킹했고 워싱턴의 몸을 맞고 튀어나온 볼을 미첼이 잡아 90야드 전진 끝에 터치다운을 성공해 17―10으로 달아났다. 이어 8분19초 NFL 최고수비수 루이스가 테네시의 러닝백 에디 조지의 패스를 인터셉트해 50야드를 질주, 개인 통산 첫 터치다운으로 연결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테네시는 퍼스트다운(23개―6개)과 총 돌진거리(317야드―134야드)에서 볼티모어를 압도하고 볼을 40분이상 콘트롤하며 공격을 주도했지만 델 그레코가 필드킥을 3개나 놓친데다 조지의 어이없는 실수로 석패, 2연속 슈퍼볼 진출이 좌절됐다.
한편 내셔널콘퍼런스(NFC) 준결승에선 뉴욕 자이언츠가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20―10으로 꺾었다.
뉴욕은 경기시작 17초만에 경기시작을 알리는 필라델피아의 킥을 신인 론 딕슨이 그대로 터치다운으로 연결해 기선을 제압한 뒤 전반 종료 직전 제이슨 세혼이 필라델피아의 패스를 가로채 32야드 터치다운에 성공, 17―3으로 앞서나가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15일 열리는 각 콘퍼런스 결승에서는 볼티모어―오클랜드 레이더스(AFC), 뉴욕―미네소나 바이킹스(NFC)가 맞붙어 이긴 팀이 대망의 슈퍼볼에 진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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