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얼굴, 늘씬한 몸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인 덴마크의 ‘셔틀콕 여왕’ 카밀라 마틴(26)은 실력보다 돋보이는 외모로 더 자주 화제에 오른다. 99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현지 언론이 그의 우승을 대서특필하며 ‘카밀라 신드롬’을 창출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스포츠계에서는 인기 CF모델이기도 한 그를 테니스의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나 99년 미국여자월드컵축구 결승전 때 웃통을 벗어제친 체스테인(미국)류로 평가하기도 한다.
2001 삼성코리아오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9일 제주 체육회관 연습코트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번 대회 목표는….
“몇 등 한다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여자단식 상위랭커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도 안 된다. 특히 최근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선수들의 기량이 무서울 정도로 발전해 있다. 모두가 라이벌인 만큼 최선을 다할 뿐이다.”
―99년 세계선수권 때 홈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었는데 자신의 외모가 기여했다고 생각하나.
“왜들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는지 잘 모르겠다. 덴마크에서는 원래 배드민턴이 축구 핸드볼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종목이다. 그냥 내가 우승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쳤는데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재도전할 것인가.
“다음 올림픽 땐 나를 볼 수 없다. 어쩌면 코리아오픈 참가도 이게 마지막일지 모른다. 조만간 은퇴할 계획이다.그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 진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선수로서 배드민턴의 매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냥 재미있다. 재미있으니 열심히 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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