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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비운의 천재 이종범, 화려한 비상을 준비한다"

입력 | 2001-01-10 13:28:00


이종범(30.주니치 드래곤즈)이 풀타임 출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일본 진출 4년째를 맞고 있는 이종범은 소설이 휘날리는 나고야 구장에서 팀 동료인 핫토리 미치코와 런닝, 스트레칭을 통해 온몸에 열기를 발산하고 있다.

그가 2001년에 새운 새로운 목표는 풀타임 출장과 타율 3할 달성.

이같은 목표가 가능해진 것은 강력한 라이벌인 고메스가 일본 열도를 떠나버린 것이 주요하다.

고메스를 대신해 주니치에 합류한 팀 안로와 오지 티몬즈의 실력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는 내부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

게다가 이종범은 공수 모든면에서 여러모로 사용가치가 높다는 판정을 받고 있다.

여기에 힘을 얻게 한 것은 주니치 실력자 중 한명인 시마노 수석코치가 이종범의 효용가치를 무시하고 이대로 방치하면 팀에 미치는 손해가 많다는 자성론을 제기한 것.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실력면에서 타 용병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제 3년째 맡고 있는 좌익수의 수비력은 코칭 스텝에서 인정하고 있는 부문.

호시노 센이치 감독(53)은 '리그에서 종범의 좌익수 수비실력은 1,2번째다'라면서 이종범의 수비실력을 인정했다.

고메스의 빈자리인 3루도 커버가 가능한 상태.

한편 이종범은 자신의 새로운 포지션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판단, '주루와 베팅에서 좀 더 레벨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전반부에 1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지만 후반부에는 도루가 단 1개에 그쳤다.

코칭스텝의 작전에 움직이는 일본프로야구의 습성을 생각해보면 본인의 의사대로 행동이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지만 한국의 도루왕 출신인 그로서는 답답한 상황.

그렇지 않아도 발이 근지러웠던 이종범에게 시마노 코치가 앞장서서 천재의 끼를 막지 말자는 의견을 주장하고 있다.

잘하면 올시즌 사인없이 도루하는 이종범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듯도 싶다.

한국의 이치로를 자부하던 이종범.

그간 작전을 중시하던 일본프로야구의 틀에서 자신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비운의 천재.

그가 올시즌 풀타임 출장으로 인해 지난날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위해 새해벽두부터 운동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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