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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워엘리트]타이거우즈 연 648억 수입

입력 | 2001-01-10 18:33:00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6·미국). 한 명의 운동선수가 전세계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사람들에게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친 경우가 또 있을까. 웨인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를 ‘발레’로, 마이클 조던은 농구를 ‘예술’로 승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우즈는 그 영향력의 ‘폭과 깊이’에서 이들을 뛰어넘고 있다.》

1996년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불과 4년여 동안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 ‘4대 메이저대회 최저타기록 동시보유’ 등 숱한 대기록을 수립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앞으로 써 나갈 새로운 골프역사의 일부분일 뿐이다.

1월4일 올 시즌 미국PGA투어 개막전인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32강전이 열렸던 호주 멜버른 메트로폴리탄GC.

▼데뷔 4년만에 골프역사 바꿔▼

100만달러의 우승상금이 걸린 ‘빅게임’이었건만 요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변변한 외신사진 한 장 전송되지 않았다.

이유는 바로 ‘거물’ 우즈가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바쁜 연말을 보낸 우즈는 그날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미국대학미식축구 오렌지볼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평범한 한 젊은이로 돌아가 머리를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채….

지난해 준우승자 우즈가 이번 대회에 불참한 것은 호주까지 날아가느라 신년휴가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그가 출전하지 않는 골프대회는 상금이 아무리 많아도 ‘B급’대회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나머지끼리의 경연장’이 언론과 팬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그렇다면 우즈의 성공 요인은 단순히 그의 천재성에 기인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우즈가 13세 되던 해 예일대 법대 출신인 하기스 노턴은 우즈의 재능을 알아보고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에 들어갔다. 그의 부모 역시 한 사람의 선수로, 그리고 한 인간으로 준비시키기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았다.

▼천재성과 체계적 훈련의 결과▼

주니어 시절부터 한치의 오차 없이 ‘스타만들기’가 진행됐고 그 결과 현재 그는 나이키(2001년부터 5년간 1억달러)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2001년부터 5년간 2600만달러) 등 연간 12개 후원사로부터 5400만달러(약 648억원)의 수입을 보장받는 스포츠 재벌로 성장했다.

그가 지난해 메이저 3승을 포함해 9승을 거두며 벌어들인 상금 918만달러의 약 6배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이같은 ‘빅딜’이 성사된 것은 후원사들에 우즈는 ‘미다스의 손’임을 입증했기 때문.

특히 나이키는 우즈와 첫 전속계약을 맺은 96년 골프의류와 신발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2배가 늘어난 1억2000만달러, 97년에는 2억달러를 넘어섰고 전체매출액도 55%나 증가했다. 골프부문에서 고전하던 나이키는 우즈라는 ‘움직이는 광고판’을 사용하면서 골프의류 시장 1위, 골프신발시장 2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 말에는 골프볼시장에 뛰어들어 단번에 점유율 4%로 성장했고 여세를 몰아 골프채 출시도 계획하고 있는 등 우즈를 앞세워 경쟁업체들을 속속 무너뜨리는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한국의 '타이거 효과'…골프 거부감 해소▼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타이거 효과’는 특정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에 대한 일반인들의 거부감을 해소시켰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제2의 타이거 우즈’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골프스쿨 입교가 붐을 이루고 있다. 골프도 농구나 야구처럼 확실한 돈벌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우즈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가 프로 데뷔하기 직전인 95년 국내의 초중고교 골프선수는 각각 72명과 333명, 673명.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 대한골프협회 집계에 따르면 각각 390명과 815명, 1298명으로 폭증했다. 초등학교 선수만 따지만 불과 5년 사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등록선수가 이토록 늘었다면 부모 손에 이끌려 연습장을 찾는 ‘미등록 주니어골퍼’는 그 이상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나이키의 한국지사인 ㈜나이키스포츠의 골프의류 매출신장은 98년에 13%, 99년에 16%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33%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신발도 매년 평균 8%의 성장률을 보여왔는데 올해는 두자릿수 상승을 예상하고 있을 정도다.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