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3연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신일균 감독 대신 팀을 맡아 첫 경기에 나선 도로공사 차해원 감독 대행. 지난해부터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된 뒤 역시 슈퍼리그에서 승리를 올리지 못하던 흥국생명 정용하 감독.
서로의 1차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만난 두 팀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고, 승부 또한 다부진 각오만큼이나 접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조직력에서 앞선 흥국생명이 두 세트를 듀스까지 가는 어려운 경기를 벌인 끝에 도로공사를 누르고 갈망하던 첫 승을 올렸다.
흥국생명은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슈퍼리그 여자부에서 도로공사를 3―1로 꺾고 1승3패를 기록했다. 도로공사는 4연패.
흥국생명은 독특한 ‘더블 세터 시스템’으로 도로공사를 제압했다. 2명의 선수가 공격수와 세터를 번갈아 맡는 더블 세터 시스템은 지난해 도로공사가 사용하던 전술. 그러나 올해 도로공사가 세터를 김사니 한명으로 고정해 ‘더블 세터’의 실패를 인정한 반면, 흥국생명은 이영주와 정지윤 등 두명의 ‘공격하는 세터’로 새롭게 무장했다.
흥국생명의 이영주는 이날 후위에서 세터로 볼 배급을 책임지면서도 전위로 나서서는 블로킹 3개를 포함, 팀내 최고인 26득점을 올리며 라이트 공격수 역할까지 해내 ‘1인2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실업 3년차인 이영주는 경기 내내 고함을 질러댔던 탓에 경기를 마치고는 목소리가 쉬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파이팅이 넘쳤다.
첫 세트를 25―18로 잡은 흥국생명은 곧바로 도로공사의 반격에 밀려 28―30으로 2세트를 내줬다. 28―28에서 도로공사의 장해진(22득점)에게 연속 실점해 세트를 뺏긴 것. 3세트에도 듀스 접전은 이어졌으나 이번에는 이영주와 양숙경(21득점)이 공격을 주도한 흥국생명이 26―24로 따냈다. 흥국생명은 4세트를 25―21로 마무리, 감격의 첫 승을 맛봤다.
이어 벌어진 대학부 경기에서는 인하대가 경희대를 3―0으로 제압, 4승1패를 기록하면서 남은 명지대전에서 1세트만 따내면 대학부 2위가 확정돼 2차 대회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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