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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눈조각-얼음城…'동화나라'로

입력 | 2001-01-10 19:10:00


오늘의 일본 날씨. 도쿄가 섭씨 3∼10도(맑음)인데 비해 북쪽의 삿포로(홋카이도·北海道)는 영하 9∼영하 3도(눈), 최남단의 오키나와(沖繩)는 16∼21도(비). 남북 간 도시의 기온차가 무려 30도나 될 만큼 일본열도는 남북으로 길다. 위도상 거의 20도(북위 46∼26도) 가까이에 걸친 열도의 위도차는 베이징과 도쿄의 위도차와 맞먹을 정도. 약 9도차(북위 43도∼34도)인 한반도와는 2배 이상이다. 그러다 보니 남북단의 기후가 완전히 다르다. 삿포로에서는 스키가 한창인데 아열대의 오키나와에서는 꽃피고 새우는 가운데 촉촉한 잔디에서 골프가 한창이다. 최북단 홋카이도와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즐기는 일본 여행을 안내한다.

◇일본 남-북단 여행◇

■홋카이도

눈(雪)부터 떠오르는 일본 최북방의 섬이다. 여기서도 최북단인 왓카나이(稚內)는83년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된 대한항공기 007편의 사망자(269명) 유족이 진혼제를 지내기 위해 출항했던 곳으로 기억속에 새롭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영화 ‘러브레터’와 ‘철도원’, 조성모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오타루(小樽)와 눈, 그리고 연민의 정이 짙게 느껴지는 눈많은 북방 이미지 등으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곳.

그 중심은 북위 43도의 삿포로(札幌). 95년 말에는 눈이 무려 2m50㎝나 내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곳이기도 하다. 메이지(明治)시대에 시작된 개척 당시 유럽인에 의해 설계된 계획도시. 산위에서 내려다 보면 바둑판처럼 질서정연하게 구획이 나뉘어 있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를 연상케 한다. 겨울이면 아스팔트를 밟아 보기 힘들 만큼 눈이 많이 내린다. 매년 2월초면 열리는 유키마쓰리(눈축제)도 세계적인 풍물거리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유키마쓰리◇ 축제 때 삿포로 도심 한 중간의 오도리(大通)공원(폭65m 길이 1.5㎞)은 200여개나 되는 거대한 눈조각으로 뒤덮여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여기서 멀지 않은 유흥가 스스키노(すすきの)거리에도 각 식당과 주점측이 내놓은 각양각색의 희한한 얼음조각이 화려한 네온사인의 불빛을 반사하며 행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 외곽의 일본자위대 기지인 마코마나이(眞駒內)의 연병장에서는 거대한 눈조각 경연대회와 함께 풍물장터가 열려 축제기간 내내 북새통이다. 실물 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거대한 눈조각품에는 얼음 미끄럼틀도 있어 어린이들의 천국. 브란덴브루크 문을 재현안 눈조각 앞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개중에는 두툼한 모피코트에 모피모자를 쓴 러시아 여인도 심심찮게 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객선으로 건너온 관광객이다. 올 축제는 2월 6∼9일에 열린다. 이에 앞서 2월 2∼5일 마코마나이에서는 처음으로 눈조각 경연대회 참가자의 제작 현장을 공개한다.

◇스키◇ 눈많은 홋카이도에서 겨울 정취를 즐기기에 스키만큼 좋은 것이 없다. 삿포로 동계올림픽 덕분에 삿포로 주변에도 스키장이 여러개 있지만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도야(洞爺)호수 주변의 류스쓰 리조트가 좋다. 리조트 자체 시설도 훌륭하지만 배고픈 은여우가 슬로프에 나타날 정도로 자연보전 상태가 좋아 스키잉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맑은 날이면 이소라 산 슬로프 정상에서 도야코도 바라다 보인다.

삿포로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의 이 자그만 항구는 미국 캘리포니아 서해안의 먼터레이 베이나 샌프란시스코의 피어39(서티나인)처럼 로맨틱한 분위기의 유럽풍 선창으로재개발된 관광지. 일본영화 ‘러브레터’의 무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선창의 운하 옆에 들어선 옛 통조림공장을 개조한 멋진 식당과 화려한 유리공예품점, 세계 최대의 오르골상점, 거대한 쇼핑몰 마이카르, 100년된 라면식당 구라야(藏玉·목요일은 쉼)등이 있다.

홋카이도에 갔다면 스스키노의 라멘요코츠(라면골목)에서 삿포로 라면, 삿포로 비어가든에서 일본 최초의 맥주인 삿포로비어(1876년 설립)와 아이스크림, 이 세가지는 꼭 맛보자. 춥고 건조하며 눈많은 기후에서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의 특산물이다.

◇안내◇ △일본국제관광진흥회(JNTO) 한국사무소 02―732―7525,6 △홋카이도관광연맹(일본) 011―231―0941 www.all―hokaido.net/marugoto/english

◇패키지여행◇ ▽유키마쓰리〓일본여행센터(02―7744―114)는 삿포로 눈축제 여행상품을 판매중. 대한항공(서울―삿포로 직항·괄호안은 출발일) 자유여행팩 89만원(29일 2월1일), 단체팩 129만원(2월7일). ANA(오사카 경유) 자유여행팩은 59만원(29∼31일 2월1일) 단체팩은 99만원(2월7일). www.gojapan.co.kr

▽류스쓰 스키〓다락레저센터(02―7575―075)는 류스쓰리조트 스키팩을 판매중. 숙박 스타일(3박4일)에 따라 리조트호텔(99만원·아침 저녁식사 포함) 펜션형(68만원·식사 제외) 등 두 가지. 이틀 리프트권 포함, 점심 제외. 이틀간 온종일 스키(둘째날 야간스키 포함), 첫날 마지막날 야간스키는 선택. http://rusustu.wo.to

summer@donga.com

◇"여기는 여름나라…" 환상의 해안코스서 경쾌한 티샷◇

■오키나와

규슈(九州)의 남쪽끝에서 650㎞나 떨어진 류큐(琉球)제도에서 가장 큰 섬. 가장 가까운 외국 대만으로부터는 630㎞ 떨어져 있으니 본토 보다 대만에 더 가까운 셈. 인간의 생활은 지리에 따라 달라진다는 인문지리의 입장에서 보면 오키나와의 문화는 일본과 중국권의 어중간. 한국도 예서 멀지 않으니 한중일 한가운데 있다해도 무리가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랬다. 1879년 일본에 합병되어 오키나와현에 편입되기 전까지만해도 이곳은 류큐왕국으로 존립했고 이 왕국은 몇세기동안 한중일 3국과 삼각무역을 하며 교류한 엄연한 왕국이었다.

교역을 하다보니 3국의 문화가 혼재하는 독특한 문화가 탄생한 것은 당연할 귀결. 대표적인 것은 술이다. 중국 고량주와 비슷한 독주(45도 내외의 증류주)가 흔하다. 돼지족발 요리도 있고 한국의 항아리를 닮은 가재도구도 보인다. 신정을 쇠는 본토와 달리 구정을 쇠는 가정도 있다. 패전 후 미국 영토에 편입됐다가 72년 반환됐고 지금도 10여개의 미군기지가 주둔하고 있어 미국문화의 영향도 적지 않은 편.

기후는 바나나 파인애플이 자라는 아열대. 한 겨울인 요즘도 기온은 아침최저 15∼18도, 낮최고 20∼22도. 골프장의 잔디가 촉촉, 파릇파릇하고 꽃도 피고 새도 울어 본토의 골퍼들이 침을 삼키는 곳이다. 섬에는 20여개 골프장이 있고 72홀규모의 컨트리클럽도 11개나 된다. 한겨울에 초여름 날씨에서 라운딩한다는 희소가치 때문에 비싸고 부킹이 쉽지 않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

△오키나와 관광컨벤션뷰로 한국사무소 02―318―6330 △웹사이트(영문) www.ocvb.or.jp

◇가누차 골프코스◇ 오키나와의 중심 나하(那覇)시로부터 남동쪽으로 1시간반 거리(자동차도로)의 해안가에 있는 가누차베이 호텔&빌라의 72홀 골프장. 인코스는 가누차만의 아름다운 해안, 아웃코스는 만 안쪽의 숲속에 자리잡은 전망좋은 코스. 지중해풍의 널찍하고 고급스런 실내의 리조트는 바다가 조망되는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다. 인코스의 6홀 가량은 태평양의 푸른 바다와 흰구름을 배경으로 가누차만의 멋진 풍광이 조망되는 오션 코스. 카누차만 건너편으로는 2차대전 후 진주한 미군의 카데나 공군기지내 리조트 시설도 보인다.

코스의 특징은 페어웨이와 러프의 굴곡이 심한 것. 자연 그대로 조성한 탓이다. 멋진 바다를 조망하면서, 울창한 숲속을 거닐면서 그것도 한 겨울에 초여름 날씨에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 만으로 오키나와 겨울골프는 골퍼들에게 환상처럼 다가온다. 리조트에는 지난해 오키나와에 개최된 G8 정상회담 당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해 똑같이 지은 클린턴의 생가(미국 아칸소주 핫스프링 소재)도 있다.

◇골프 패키지◇ 다락레저센터(02―7575―075)는 가누차 리조트에 묵으며 라운딩하는 골프팩을 판매중. 일정은 3일(78만원)∼5일(175만원). 4일형에는 36홀 라운딩이 포함된다. 추가라운딩은 9홀당 6300엔. 클럽대여료는 200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