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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모차르트와 각국민요의 퓨전 향연

입력 | 2001-01-11 19:00:00


‘나그네 설움’ ‘진도 아리랑’ ‘옹헤야’…. 21세기의 ‘신들러 리스트’에 들어있는 우리 노래들이다.

독일 재즈그룹 ‘살타첼로’의 리더인 페터 신들러는 우리 민요를 손에 닿는대로 편곡해 전세계의 무대에서 선보여왔다. 이 리스트에 민요 ‘한오백년’, 김순남의 ‘자장가’ 등이 추가된다. 첼로와 피아노에 우리 전통악기 해금까지 가세해 흥을 돋운다. 13일 오후 7시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6일 오후 7시반 영산아트홀에서 열리는 ‘정(情)콘서트’.

페터 신들러의 동생인 볼프강의 첼로로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선율이 연주되는가 싶더니 신세대 해금연주자 강은일의 구수한 해금선율이 끼어들어 도포 입은듯한 모차르트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피아노로 연주되는 ‘한오백년’이 흥을 돋우고, 일본 가곡 ‘황성(荒城)의 달’, 스페인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파야의 ‘나나’가 마카로니와 떡볶이가 섞인듯한 완전한 퓨전 입맛을 제공한다.

이번 연주회는 신들러 팀이 우리 음반사 굿 인터내셔날을 통해 내놓은 세 번째 음반 ‘정(情)’ 출반을 기념하기 위한 것.

“다른 문화권의 음악을 소화하는 데 두려움은 없다. 예부터 사람들이 말하듯 음악은 국제언어니까. 한국 음악은 특히 넘치는 풍부한 멜로디가 마음에 든다.” 10일 만난 페터 신들러는 그렇게 말했다.

“우리 음악은 음높이를 미세하게 바꾸는 농현(弄絃)이 있기 때문에 서양악기와 맞추는데 어려움도 있었지요. 그러나 합주를 계속해 나가면서 서로의 스타일에 가까워졌고 생전 처음 맛보는 전혀 새로운 흥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해금을 들고 출연하는 강은일의 소감. 88년 동아국악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은 그는 90년대 초반부터 김대환 이정식 등 재즈 뮤지션과 협연하면서 ‘동서의 만남’을 모색해왔다. 1만∼6만원. 02―522―4685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