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은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이변의 가능성이 항상 있다는 것. 라이벌전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삼성화재 슈퍼리그 한양대―성균관대전은 이를 잘 보여준 한판. 양 팀 모두 1차대회 마지막인 이 경기 전까지만 해도 한양대는 5연승으로 대학부 우승이 확정된 상태. 반면 성균관대는 3승2패로 3위마저 확정짓지 못한 불안한 상황. 더군다나 한양대에는 국가대표 주공격수 이경수가 버티고 있어 한양대의 우세를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항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한양대 송만덕 감독은 이날만은 경기 전 “선수들이 라이벌전의 부담감을 너무 느껴 승부는 알 수 없다”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는 결국 성균관대의 3―0 완승으로 끝나 이번 대회 큰 이변으로 기록됐다. 성균관대는 이날 승리로 대학부 3위를 확보하며 13일 인하대가 명지대에 패할 경우 2위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성균관대가 이날 띄운 승부수는 이경수의 ‘발 묶기’. 성균관대는 초반부터 이경수에게 서브를 집중시키며 이경수의 힘을 뺐다. 또 이경수를 제외한 다른 한양대 공격수들의 공격은 모두 허용하는 대신 블로킹을 이경수에게만 집중시켰다.
이 작전이 그대로 적중해 매경기 30점 안팎의 득점을 올리던 이경수는 이날 18득점에 그쳤다. 2세트와 3세트에서는 한동안 벤치로 물러나는 수모까지 당했다.
반면 성균관대의 새내기 라이트 곽승철은 공격득점 14득점으로 팀내 최고 공격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성균관대는 첫세트에서 한양대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벌였으나 22―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정평호가 신경수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떨어뜨리며 승기를 틀어잡았다. 2세트에서도 기세를 이어가 한양대에 단 15점만을 내주며 세트를 추가한 성균관대는 3세트 막판 22―19까지 쫓겼으나 상대범실로 일단 한숨을 돌린 뒤 3연속 블로킹으로 한양대 공격을 막아내며 승리를 굳게 지켰다.
ruchi@donga.com
▽남자 대학부
성균관대 3 ― 0 한 양 대
(4승2패) (5승1패)
▽남자 일반부
LG화재 3 ― 0 서울시청
(3승2패) (1승5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