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간판스타 나경민(24·대교 눈높이).
그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이 끝난후 혼합복식 파트너인 김동문(삼성전기)에게 종종 “대표팀 생활을 그만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올림픽 8강에서 탈락한 충격도 컸지만 훈련과 대회 출전의 연속인 대표팀 생활에 크게 지친 것. 그동안 강행군을 거듭하면서 골반뼈 주변 근육 부상이 수차례 재발했고 탈장 수술까지 받았다.
9일 개막한 2001삼성코리아오픈 국제배드민턴대회를 앞두고는 지난해 12월27일 치른 대학원 졸업 영어시험을 준비하느라 훈련을 못했다며 “기대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에 이어 대회 복식 2관왕 달성에 한발 다가섰다.
11일 제주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혼합복식 8강전에서 나경민은 김동문과 호흡을 맞춰 덴마크의 보 마티아스―안데르센 브리타조를 2―0(15―1, 15―10)으로 완파했고 여자복식에서는 팀 동료 김경란과 조를 이뤄 중국의 가오링―후앙슈조를 2―1(5―15, 17―14, 15―9)로 누르고 4강에 합류했다.
전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지싱펭을 꺾어 파란을 일으켰던 남자단식 ‘희망봉’ 이현일(20·한국체대)은 이날도 말레이시아의 세계 12위 하심 로슬린을 2―0(15―13, 15―1)으로 간단히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기대를 모았던 박태상(21·부산 동의대)은 8강전에서 지난해 대회 우승자인 피터 게이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0―2(8―15, 10―15)로 아쉽게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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