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증시에선 전통주 중심의 다우지수가 약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시장은 연일 강세를 기록해 차별화가 이어졌다. 1년 전 이맘 때 나스닥시장의 폭발적인 상승에 비해 힘을 쓰지 못한 다우지수의 모습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작년 기술주의 거품 붕괴 이후 전통주로만 몰리던 매수세가 이제는 기술주 쪽으로도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있다.
지난주 나스닥시장은 크게 반등하면서 금리 인하로 인해 급등했던 수준을 대부분 회복했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소폭이지만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며칠 안되는 기간이나마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 나스닥시장은 9%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달성한 반면 다우지수는 오히려 1.3%의 하락을 기록했다.
현재 나스닥을 구성하고 있는 기술주들의 선두 주자는 통신장비 업종과 반도체 업종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두 업종 외에도 인터넷 기업들과 컴퓨터 완성품 업체 등의 주가 상승이 이어졌으나 주도주로 분류하기에는 시장 영향력 면에서 아직 미흡하다. 통신장비 업종은 작년에도 실적 악화 분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았고 반도체 업종은 반대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업종중의 하나였다. 이들 두 업종은 비록 지난주 말 다시 하락하면서 주춤거리긴 했어도 전체 시장보다 한 걸음 먼저 반등을 시작했고 상승폭도 크다. 또 조정폭도 소폭으로 나타나는 등 전체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전통주 중에서는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주가 득세하고 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통신장비, 반도체 및 금융주 등 이들 주도 종목군의 움직임이 향후 시장전체의 방향을 말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경제변수 중에서는 지난주 발표된 생산자 물가지수 중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지수의 물가가 예상보다 높아져 부담을 주고 있다.
금주에 추가 발표되는 소비자 물가지수 또한 예상보다 높고 산업생산도 예상보다 호전되는 등 경기가 다시 진정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무산시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겠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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