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대학입시를 치르게 되는 현재의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한다. 입시제도가 대폭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대부분의 대학들이 구체적인 입시요강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002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별로 12월말까지 전형일정, 모집방법과 모집단위, 전형방법과 지원자격, 출제내용과 수준 등 전형요강을 사전에 예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전국 192개 대학 중 이를 마련한 곳은 절반이 채 안 된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대부분의 대학은 거의 확정하지 못했다.
대학들은 모집단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단과대별로 생각이 다른 데다 타교의 눈치를 보느라 전형요강 확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당수 대학은 이 달 중에도 확정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바람에 많은 학생과 수험생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른 새 입시제도를 시행하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시요강을 발표하지 않으면 어떻게 준비하란 말이냐”며 하루빨리 새 요강이 발표되기를 바라고 있다.
새 입시제도는 종래 시험성적 중심의 획일적 선발 관행에서 탈피해 특기 경력 품성 등 다양한 요소를 중시하고, 다단계 전형을 적극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수학능력시험도 총점대신 등급으로 표시된다. 이와 함께 5월20일∼6월20일에 1학기 수시모집 선발이 있고 2학기에는 아무 때나 선발할 수 있는 등 연중 수시전형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많은 것이 달라지는 데도 대학들이 요강발표를 마냥 늦추고 있어 학부모나 학생들이 준비기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5월 수시모집에 응시하려는 경우 앞으로 넉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수험생과 학부모는 얼마나 속이 타겠는가.
입시정보를 사전에 예고해 수험생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하도록 하는 것은 대학의 기본임무다. 그래야 각 고등학교에서의 진학지도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학들은 하루빨리 입시요강을 마련해 수험생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2002학년도 입시에서는 특히 각종 특별전형이 활성화되는 만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전형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최근에 드러난 재외국민 특별전형 등에서의 문제점은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