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과 북극을 오가는 것 같네요.”
2001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가 열리고 있는 장충체육관. 선수들은 체육관 한지붕 아래서 장소에 따라 기온 차가 두자릿수 이상 나는 통에 정신이 없다.
사정은 이렇다.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도 뚝 떨어지는 한파가 계속되는 요즈음 장충체육관은 난방이 잘 돼 외투를 입고 있으면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
관중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정작 선수들은 “뛰다 보면 숨이 막혀 헉헉 거릴 정도”라고 힘들어한다.
삼성생명은 8일 개막전에서 난방 때문에 고생한 이후 자체 연습 때마다 서초동 체육관의 히터도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 경기장 조건에 맞게 연습 때도 동일하게 환경을 만들어야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
농구 코트가 건조한 더운 바람이 부는 ‘사막’이라면 라커룸은 차디찬 ‘북극’.
코트쪽 2개의 라커룸엔 스팀히터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만 또 다른 바깥쪽 2개의 라커룸은 히터 작동이 안돼 기온이 실외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사정이 이렇자 ‘냉방’라커룸을 배정받은 팀들은 짐만 자신들의 라커룸에 풀어놓은 채 기자회견장과 다른 팀 ‘난방’라커룸 등으로 몸을 녹이려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