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엔/달러 환율이 119엔대로 진입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적어도 2000억원이상 살 것이다."(임노중 교보증권 투자분석팀 책임연구원)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순매수 동기를 설명하느라 분주하다. 매수동기가 무엇이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을 동원하고 있다.
한국증시가 미국 금리인하의 최대수혜주라는 주장에서 낙폭과대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본엔화의 약세도 외국인 순매수를 설명하는데 동원되고 있다.
엔화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한 헤지펀드들이 적극적으로 한국주식을 대량으로 순매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엔차입->달러환전->원화환전->주식투자 등의 메커니즘으로 한국증시에 투자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1998년 초반에 나타났던 전형적인 '엔캐리드레이딩'이라는 얘기다.
임노중 교보증권 투자분석팀 책임연구원은 "이같은 매수패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엔화약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제다"며 "향후 6개월간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에 진입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임 책임연구원은 지난연말 엔/달러 환율이 114엔대에서 외국인들이 국내증시를 적극적으로 순매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외국인들은 140엔대에서 국내주식을 매도해서 엔화를 상환할 경우 환차익을 얻는다는 전략아래 움직이고 있다고 임 책임연구원을 주장한다.
여기다 한국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하면 국내 기관과 개인들이 동참해서 주식투자에서도 적어도 큰 손실을 입지 않을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고 덧붙인다.
이같은 판단아래 임 책임연구원은 15일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19엔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적어도 2000억원 이상 순매수 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캐리트레이딩을 주창자들은 외국인들 순매수가 약해지는 시점을 1월말 2월초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쯤 일시적으로 엔화강세를 가져올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FRB가 단기금리를 인하하거나 일본금융기관의 3월 결산을 앞두고 대출자산을 상환하는 시점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같은 논리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엔화약세가 계속될 경우 국내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일본 엔화약세는 일본업체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국내수출업체들의 수익성악화를 가져온다. 이것은 곧바로 주가하락을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일본 엔화가 140엔까지 약세를 보이면 국내종합주가지수는 아마도 400포인트대로 하락할 것이다"며 논박했다.
한마디로 엔화약세 지속에 따른 환차익과 국내주식투자 수익률이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가하락률이 엔화 환차익보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소탐대실'이 불가피하다고 논박한다.
엔화약세는 필연적으로 원화약세를 가져오는 것도 엔캐리 트레이딩의 한계로 지적된다. 즉 한국정부도 엔화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약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어 외국인들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시 환차손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최근 외국인 매수자금을 헤지펀드로만 보기 어렵다며 엔캐리트레이딩으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장기성 자금도 들어온다는 반론이다.
증시전문가들간의 상이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엔화약세가 국내증시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된 것은 분명하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