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남북관계에 대해 다소 우익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그러나 지나치게 극우적이거나 극좌적인 생각은 남북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예비역 육군 소령 정봉화(鄭奉和·62)씨가 최근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를 고찰한 연구서 ‘대결에서 공존으로’(한울)를 냈다. 정씨는 이 책에서 북한의 대남정책은 고정된 목표에 매달리기보다는 주어진 객관적 조건아래 체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다고 분석했다. 즉 남조선혁명보다 체제 생존에 초점을 맞췄다는 뜻이다.
육사 18기인 정씨는 1973년 윤필용(尹必鏞)장군 비서실장으로 일하다 ‘윤필용사건’이 터지면서 군복을 벗어야 했다. 이후 사업에 전념하다 1980년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상임위원으로 일하면서 남북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혼자서 공부하던 그는 1990년대 들어 경남대 대학원에서 북한학을 공부했고 회갑이 되던 1999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군인 출신이어서 남북관계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그는 최근의 대북정책에 대해 “정부가 오버페이스를 하는 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어차피 대세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 기울어질 것이 분명한데도 너무 서두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 부시 정권의 등장으로 대북 정책의 오버페이스가 다소 조절될 것 같다”는 전망도 빠뜨리지 않았다. 현재 경북 포항에서 기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그는 학기 중엔 관동대 경남대 경상대에 강의를 나가는 등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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