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를 맞아 공중파TV들은 인터넷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심야 시간대에 배치해 TV에 흥미를 잃은 네티즌의 시청을 유도하려 애쓰고 있다. ‘TV 웹 매거진’(KBS2), ‘웹 투나잇’(MBC), ‘생방송 토커넷쇼’(SBS) 등이 그 예다.
이들 프로그램은 인터넷 관련 최신 정보들을 소개하는가 하면, 네티즌들과 출연자들 간에 쌍방향 소통을 통해 그동안 TV에서는 불가능했던 화상 채팅과 사이버 경매를 실시한다.
도 공중파 방송의 ‘인터넷 끌어안기’라는 필요에 의해 기획됐으나 실명의 TV 공간과 익명의 인터넷 공간이 만났을 때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 창과 네티즌의 개입은 그야말로 ‘무늬’로만 존재할 뿐, 실제로는 그동안 공중파방송에서 지겹게 반복하고 있는 ‘스타홍보용’ 토크쇼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지난주 신해철과 그의 밴드 비트켄슈타인이 출연했을 때 이런 문제는 그대로 드러났다. 진행자인 3명의 스타(구본승, 강성연, 정성화)는 TV와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접합시킬 수 있는 운영상의 묘를 살리지 못한 채 네티즌들을 각본상의 필요에 따라 동원시킨다.
진행자들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없이 신변잡기적인 내용만을 반복해 질문했고, 신해철과 같이 출연했던 다른 멤버들과 네티즌은 소외됐다.
인터넷 공간에 접속해서 벌일 수 있는 생방송 토크쇼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스타와의 간접 채팅과 소장품 경매를 위한 ‘OX 퀴즈’로 단순하게 축소되고 말았다.
인터넷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특징을 살리고 ‘연예난담’ 중심의 주류 토크쇼와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진행자들의 가상공간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함께 스타, 정보, 대화가 잘 어울어진 네티즌 중심의 새로운 편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sangyeun@hite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