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대형광고회사들이 국내 중견광고사를 인수합병(M&A)하거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매출을 불려 국내 광고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다국적 광고회사인 미국 비비디오(BBDO)는 15일 태평양 계열 동방커뮤니케이션즈 지분 50.1%와 경영권을 획득했다. BBDO는 GE 다임러크라이슬러 펩시콜라 비자 페덱스질레트 등을 광고주로 확보한 세계3위 업체. 동방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950억원의 취급실적을 올린 국내 10위권 회사다. 새 회사의 이름은 ‘BBDO 동방’으로 정해졌다.
이에 앞서 세계 5위 광고회사 FCB는 지난달 국내 중견 광고회사인 한인기획 지분을 인수해 ‘FCB한인’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본격 진출했다. FCB한인은 한국 내 글로벌 광고주에 대해 세계적 통합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미국 J월터톰슨(JWT)도 애드벤처월드와이드 인수를 추진중이다. 애드벤처월드와이드는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 채형석 애경유지 사장, 안용찬 애경산업 사장,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 등 2세 경영인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국내 10위권 기업이다.
이와 함께 국내 진출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매출 신장세도 두드러졌다. 다이아몬드베이츠는 지난해 600억원의 취급고(빌링)을 기록, 2배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TBWA코리아는 두루넷(코리아닷컴) 르노삼성자동차 한글과컴퓨터 등의 광고주를 새로 확보해 지난해 1850억원(46%증가)의 취급고를 올렸다. 맥켄에릭슨의 취급고는 99년 638억원에서 지난해 약 1000억원으로, J월터톰슨은 99년 360억원에서 지난해 50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지난해 800억원 가량의 취급고를 기록한 리앤디디비의 올해 예상취급고는 1400억원 안팎. 제일기획 금강기획 등 국내 유수 광고사들이 올해 예상취급고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면 주요 다국적 광고업체들의 국내업체 인수 및 진출이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며 “대기업 계열이 아닌 일부 중견 광고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합병 등을 통한 자구책 마련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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