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단기급등에 따른 과열현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차 징후는 개인투자자들이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상승세를 확신하지 못하던 '개미'들이 "이번 장에서 이득을 얻자"며 조바심을 보이고 있다. 소위 '증권전문가'들에게 "지금 들어가도 되냐"며 종목추천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이번 상승장은 700포인트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낙관적인 장세관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조정시 매수하라"며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이들의 이같은 행위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흔들릴 조짐이 없다. 올해들어서만 2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15일에도 이들은 192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쯤에서 순매도로 돌아서겠지'라는 국내증권사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순매수를 뒷받침하듯 외국계증권사에서도 "적어도 2월말까지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며 75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종합주가지수가 최근 10일동안 9일간 상승하는 등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심리도가 90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70이 넘으면 과열국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예탁금회전율이나 이격도 등도 현장세가 단기급등에 따른 과열현상을 보인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외국인 한도가 소진된 것도 주목해야 할 대목. 이 두 업체를 대체할 종목을 발견하기 쉽지 않는 현실에서 외국인 순매수 강도약화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여기다 12월 결산법인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왔다. 아무리 영업실적 등 '펀더멘털'을 무시하고 '돈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게' 유동성장세라고 하지만 기업실적 악화는 분명 부담스런 소식이다.
특히 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기업들의 4/4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국내증시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최근같은 분위기라면 국내증시는 600선 안착은 물론 700, 800포인트대도 쉽게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역으로 이럴 때일수록 종착역에 가까울 수 있음을 과거 증시경험은 보여준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