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나카타, 스페인의 조 쇼지에 이은 니시자와 아키노리(24).
유럽무대에 진출한 일본 축구의 유망주들이다.
나카타와 조 쇼지는 미드필더로써 이미 유럽무대에 진출해 자주 출장을 하진 못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선전,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자랑하는 신세대 스트라이커 니시자와가 지난 15일 데뷔전을 갖었다.
스페인 1부리그의 에스파뇰에 입단한 니시자와는 라스팔마스전 후반 28분에 교체투입돼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코칭스텝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니시자와는 경기장에 나서자 마자 라스팔마스의 오른쪽을 돌파, 문전으로 센터링을 올렸으나 볼의 방향은 골 문전이 아닌 경기장 뒷편.
마치 97년 한일전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하면서 두차례나 결정적인 찬스를 헛손질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이후 니시자와의 몸놀림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후반 33분경 헤딩슛은 무산됐지만 이를 시작으로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에스파뇰 쪽으로 돌아섰다.
특히 로스타임 때 절묘한 스루패스로 동료선수가 골을 성공시키게 한 장면을 가히 압권이었다. 단 오프사이드로 골이 인정되진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도 한결같이 니시자와의 플레이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라디오 해설자는 '도저히 처음 출장하는 선수의 플레이같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니시자와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니시자와는 플레이도 성공했지만 자존심을 지키는 것에도 성공했다.
경기후 기자회견에서도 당당히 '오늘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않는다'라며 강한 모습을 보여줬을뿐 아니라 부인 료우꼬(23)가 준 귀걸이를 감독이 빼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흰 테이프로 가린 후 출장했다.
그리고 감독의 시정사항을 거부한 대가를 훌륭한 데뷔전으로 대신했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가진 니시자와를 보면서 일본 축구의 무한한 가능성을 되돌아본다.
나카타와 조 쇼지를 중심으로 한 미드필드, 세계 올스타팀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안정된 수비진영에다 니시자와 같은 훌륭한 공격수까지 유럽무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모든 면에서 세계축구와 가까워진 일본 축구.
그들이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이 그다지 허무맹랑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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