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서장훈이 뛸 때 3승4패였던 SK.
그러나 그가 부상으로 빠지자 그 이후 경기에서는 되레 13승8패로 승률이 올랐다. 복귀를 앞둔 서장훈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자신의 컴백이 오히려 팀워크를 망가뜨려 나쁜 결과가 나오면 안팎의 ‘눈총’은 그대로 그에게 쏟아질 게 뻔했다.
하지만 초조한 가운데서도 서장훈은 그 어느 때보다 훈련에 구슬땀을 흘렸다. 연세대 시절부터 7년 동안 그를 곁에서 지켜 본 SK 박건연 코치가 “요즘처럼 장훈이가 열심히 운동한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
신세기전에 앞서 워밍업으로 몸을 충분히 달군 서장훈은 정교한 미들슛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경기 도중 후배들에게 “정신차려” “수비, 수비” 등을 목청껏 외쳤다. 팀워크가 무너질 경우 가차없이 서장훈을 빼겠다던 SK 최인선 감독은 부상도 다 낫지 않은 그를 40분 풀로 기용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서장훈은 왼손 중지와 약지를 한데 묶어 친친 싸맨 붕대를 풀며 비로소 굳었던 표정을 ‘스르르’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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