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신세기 빅스와 SK 나이츠의 프로농구경기가 벌어졌다. SK로서는 단독 3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
하지만 신세기 우지원의 맹활약에 1쿼터를 28-15로 8점이나 뒤지고 말았다. 서장훈이 복귀했지만 아직 체력에 문제가 있었고 존스와 하니발도 각각 에노사와 브룩스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별 다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요즘 가장 컨디션이 좋은 조상현도 동생인 조동현과의 매치업이 부담이 되었는지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위기에 빠진 SK를 구한 선수가 바로 알짜배기 신인 박준용이었던 것.
2쿼터에야 코트에 나선 박준용은 2개의 3점포를 터트리며 앞서가던 신세기의 발목을 잡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던 4쿼터 막판에는 2점 슛과 3점 슛을 연달아 림에 꽂아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마산고와 중앙대를 거쳐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9순위로 SK에 입단한 박준용. 중앙대 재학시절에도 김주성, 송영진, 임재현, 조우현 등의 스타선수들에게 밀려 제대로 경기에 나서 본적이 없었고 프로에 입단해서도 16일 경기까지 27게임에 평균 11.8분 밖에는 뛰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코트에 나설 때마다 성실하고 투지 있는 플레이로 코칭 스태프의 신임을 쌓아가기 시작했고 갈수록 그 진가가 빛을 발하고 있다. 더욱이 승부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그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값어치를 몇 배로 높이고 있는 것.
웃음기 가득한 동안의 소유자 박준용이지만 내면의 투지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그의 농구철학이라고 말하는 박준용은 신인답지 않은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는 선수.
대학 때도 많은 경기를 뛰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박준용, 경험만 많이 쌓인다면 자신이 있다는 얘기.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플레이가 가장 기대가 되는 농구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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